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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태강 차관 같은 공직자가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노태강 전 체육국장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임명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 나쁜 사람’이라고 지목해 좌천됐다가 “그 사람 아직도 있어요?”란 말에 지난해 5월 강제로 공직을 떠나야 했던 인물이다. 그 ‘참 나쁜 사람’ 노태강씨가 새 정부의 체육정책을 진두지휘할 문체부 제2차관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문체부 제2차관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구속된 김종 전 차관이 있었던 자리다. 노 신임차관은 2013년 체육국장 재직 시절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이른바 ‘찍혔다’. 입맛에 맞지 않는 보고서를 올렸다는 것이 이유였다.

최순실은 딸 정유라가 승마대회에서 2등을 하자 불만을 품고 박 전 대통령을 통해 승마협회에 대한 감사를 하게 만든다. 그 감사를 담당했던 사람이 노태강 당시 문체부 국장이었다. 최순실과 박 전 대통령의 의도는 ‘승마협회가 잘못해 정유라가 1등에서 밀려났다, 정유라는 억울하다’라고 보고하란 것이었을텐데 노 국장은 개인 비리가 아닌 협회 내부 파벌싸움이라고 판단해 ‘정부의 개입은 부적절하고, 비리 발생 요소를 찾아 제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썼다. 최순실 측으로서는 의도와 다른 불리한 평가였다.

사실 그대로 작성한 것이지만 이로 인해 권력자의 노여움을 산 노국장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좌천됐다. 공직자로서의 올곧음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도 나타났다. ‘프랑스 장식 미술전’을 기획하던 중 특정 유명 패션업체의 제품을 전시하라는 압력에 저항했고 또 다시 박 전 대통령의 미움을 샀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은 그가 반대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그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공직에서 물러나야했다.

노 차관은 12일 아침 첫 출근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시련을 겪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승마협회 감사는) 간단한 사안이었고, 사실 보고는 당연했다. 소신까지 갈 일도 아니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해도)내용은 있는 그대로 보고할 것이다. 사실을 바꿀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조윤선 당시 장관의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자리 권유도 “문체부가 그렇게 제의해서는 안되는 자리”라며 단호히 거절한 바 있다. 국가가 체육회 인사에 개입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국가 지도자나 공직자, 정치인 모두 이런 원칙이 필요하다. 이 나라에는 노태강 문체부 제2차관 같은 공직자가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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