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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도립 박물관 미술관 무료화, 사립관은 어쩌나

경기도의회가 이번 주 임시회에서 경기도 산하 박물관, 미술관의 입장료를 무료화하는 조례를 추진하자 경기도박물관협회가 도의회에 반대의견을 제출하는 진통이 예상된다. 개정 조례안은 매달 첫번째·세번째 주말(토·일)에 경기문화재단이 관리·운영하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전곡선사박물관, 실학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 6곳에 대해 무료 관람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도의회는 지난 2014년 10월에도 박물관·미술관의 관람료를 첫째 주 주말에만 무료로 하는 조례와 유아·청소년 무료 입장 조례를 추진했다가 사립박물관과의 형평성, 문화재단의 자율경영 원칙 훼손 등을 이유로 둘 다 부결된 바가 있다.

어떻든 이번 조례안이 주목되는 것은 통과여부에 따라 경기도 전체 문화예술계에 미칠 영향과 파장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122개의 사립 박물관 미술관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타격이 예상돼 반발하고 있는 이유다. 우선 도립관 관람료 면제 조례안 개정의 이유는 도민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각급학교 학생들의 교육적 효과를 높여 문화인으로서의 소양과 자질을 갖출 기회를 제공한다는 목적이다. 아울러 여가활동 확대와 내수 활성화를 위한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도립관을 무료화한다고 해서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고, 초중고 학생들에게 문화인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다는 논리는 애매모호하기만 하다. 또한 여가활동 확대와 내수 활성화라는 명분도 다분히 추상적이다. 박물관·미술관을 무료로 관람케 한다면 많은 도민들이 환영할 수는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이라는 것은 관람객의 숫자를 따지는 양적인 측면보다는 그 가치를 소중하게 여길 때 진정으로 빛을 발하게 된다. 스포츠에서 KBO 총재도 야구관람을 위해 표를 구입한다. 러시아인들은 빵을 사 먹을 돈으로 예술을 향유한다고 한다.

더욱이 질 높은 관람을 위해서는 신규 작품이나 전시물을 구입해야 함에도 가뜩이나 예산부족에 어려움을 겪는 마당이다. 나아가 도내 122개 사설 박물관과 미술관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 6개 관에 국한한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도립관의 무료입장은 사설관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 수도 있다. 사비를 들여 소장품을 전시하고 전문화로 활로를 찾아가는 사립관들의 문화적 가치도 존중해야 한다. 나아가 시군 공립관까지로 무료입장이 파급될 우려를 생각한다면 사립관은 결국 없어지고 말 것이다. 이 개정 조례안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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