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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강경화 임명 강행, 협치(協治) 물 건너 가나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는 강수를 뒀다. 야 3당은 일제히 반발하면서 정국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일자리 추경은 물론 김상곤 교육부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다. 강경 투쟁을 예고하는 것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임명 강행이 자칫 야당의 국회일정 보이콧 등 실력행사로 번지지나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 정부나 새 정부나 마찬가지로 인사청문회 정국은 피할 수 없는 것이 됐다.

가뜩이나 추경이나 정부조직법 등 문재인 정부 핵심 정책이 표류할 위기에 처한 마당에 강 장관의 임명으로 여야는 당분간 강력한 대치가 불가피해졌다. 앞으로의 청문회조차 열릴 수 있을지 걱정이다. 야당은 이런 상태로라면 청문회가 무슨 필요가 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로 이미 넘어온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논의조차 어려운 국면이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강 장관 임명 강행으로 추경이나 정부조직법 등 현안에 협조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국회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협치를 하지 않겠다는 협치 포기선언이다. 오만과 독선의 의미”라고 비난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인사청문회와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력화시켰다. 오직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제왕적 행태만 있을 뿐 협치도, 국회도, 국민도 실종됐다”고 했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도 “문 대통령은 안경환 후보자의 사퇴로 청와대 인사검증시스템과 5대 인사원칙의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어떠한 사과도, 아무런 인사원칙 개선 방안도 내놓지 않고 강 장관의 임명만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8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과 뒤이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 등을 위해 외교부 장관 임명을 더 늦출 수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지만 야당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이러다가는 정말 정국이 혼미해지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국회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대치 정국이 풀리지 않는다면 민주당(120석), 한국당(107석)·국민의당(40석), 바른정당(20석)의 의석 분포상 협치 없이는 국회가 정상적으로 가동이 불가능하다. 이를 두고 야당의 발목잡기라고 비난만 해서는 안 된다. 새 정부가 야당이었던 시절을 생각한다면 장관 임명에서 어느 정도의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협치를 포기하지 않으려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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