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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노로바이러스 주의보

세균 중 여름철 우리의 건강을 가장 위협했던 것이 콜레라균이다. 조선시대부터 설사·구토를 동반한 괴질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주범이기 때문이다. 조선 순조 21년(1821년)엔 열흘 만에 1000명이 숨졌다는 기록도 있다. 당시 사람들은 이 괴질을 호열자(虎列刺)라고 불렀다. 호랑이가 살점을 찢어내는 것만큼 고통스럽다는 뜻이다.

고종 32년(1895년)에도 전국적으로 수천 명의 환자가 발생, 평양에서만 500여 명이 사망했다. 1919년에 1만6915명이 감염돼 1만1084명이 죽었고, 해방 다음해인 1946년에는 1만5600여 명이 콜레라에 감염돼 62%인 1만181명이 사망했다.

19세기말 세계적으로도 콜레라는 공포 그 자체였다. 1817년 인도에서 시작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체로 퍼져나가는등 대유행을 해서다. 1854년 영국 런던에서 조차 열흘 만에 반경 200m 이내의 주민 500여명이 몰살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콜레라는 공기로 전염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희생자들이 오염된 공용 우물물을 함께마셨던 것으로 드러나 주범이 물로 바뀌었다. 지구촌을 휩쓴 이 괴질은 70여년이 지난 1884년 독일 세균학자 로베르트 코흐가 콜레라균을 규명한 뒤에야 잦아들었다. 여름철 우리를 괴롭힌 세균은 콜레라뿐만이 아니다. 식중독균도 마찬가지다. 그중 포도상구균은 몹시 고약하다. 섭씨 36도 상황에서 2630마리가 1시간 뒤엔 9300마리, 2시간 뒤에는 5만2000마리로 늘고, 3시간 뒤에는 37만 마리까지 증가하면서 식중독을 일으켜서다.

세균의 끈질긴 생명력의 비결은 단순하다. 상황이 나빠지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신진대사를 일절 중단한다. 심지어 한 세기에 한 번 정도 분열하거나, 500년에 한 번 이상은 분열하지 않은 세균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 번 분열이 시작되면 분초를 다툰다. 일부 식중독균의 경우 1마리가 2마리로 증식하는 데 10분이 걸리지만 4시간이 지나면 1677만 마리로 늘어난다는 보고도 있다. 유례없는 6월 폭염으로 전국 각지에서 ‘노로바이러스감염증’의 기세가 거세다고 한다. 각별한 주의가요구되는 시점이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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