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은 20세기 말까지 미식의 종주국이었던 프랑스를 제치고 21세기 들어 세계 미식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전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 50곳을 선정하는 ‘월드50베스트레스토랑’에 스페인 레스토랑 여섯 곳이 이름을 올렸고 상위 10위권에는 세 곳이나 오를 만큼 자타공인 미식의 나라라 할 수 있다.

다년간 국내외의 수준 높은 미식을 즐긴 저자는 스페인의 뛰어난 미식을 직접 경험하며 느낀 생생한 방문기와 사진을 맛있게 펼쳐 보인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해야 할 스페인 지역은 카탈루냐와 바스크다.

스페인 미식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카탈루냐에는 ‘엘 불리’의 전설적인 셰프 페란 아드리아의 동생인 알베르 아드리아가 운영하는 일곱 개의 레스토랑 거리인 ‘알베르 아드리아 거리’와 셰프 호안 로카의 전설적인 레스토랑 ‘엘 세예르 데 칸 로카‘ 등이 있다. 산 세바스티안과 빌바오를 포함한 바스크 지역도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 파인 다이닝의 거장인 마르틴 베라사테기의 동명의 레스토랑과 진정한 숯불구이를 만날 수 있는 ‘아사도르 에체바리’ 등 저자가 스페인에서 경험한 최고의 레스토랑 중 네 곳이 바스크에 모여 있을 정도로 미식의 성지로 꼽힌다.

이 외에도 파에야의 본고장인 발렌시아와 관광의 중심지인 마드리드 등 스페인 지역별로 다양한 레스토랑을 소개 있으며 개성 넘치는 타파스, 핀초 바 등도 수록해 스페인의 다채로운 맛을 담았다.

레스토랑 방문기는 셰프와의 대화, 은밀한 와인 셀러 탐방 등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생생한 음식 사진이 더해져 읽는 재미를 한층 더한다.

저자가 직접 다녀온 레스토랑 외에도 미식과 관련해 믿을 수 있는 지인들에게 추천받은 기타 추천 레스토랑도 간략하게 소개하고 할 뿐 아니라 여행 도중 찾아가면 좋을 만한 카페를 비롯해 추로스와 초콜릿 등의 간식거리를 판매하는 곳, 그리고 재래시장과 식료품점 등도 수록해 음식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딱 맞는 쇼핑 정보도 제공한다.

스페인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꼭 알아야 하는 기본적인 여행 정보도 소홀하지 않다.

효율적으로 여행 일정을 짜는 방법부터 레스토랑 예약 방법, 레스토랑에서 음식과 와인을 주문하는 방법, 드레스코드와 스페인 음식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까지 미식 정보 외에도 스페인 여행객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정보도 충실히 담고 있어 스페인 여행에 든든한 가이드가 되줄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