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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농가 다시 울린 방역체계

우리는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 막지 못하는 일을 자주한다. 지난 8일 양주시 은현면 하패리 월계마을에서 재발한 조류독감이 그 좋은 예다.
알다시피 충남 음성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가금인플루엔자(H5N1)는 양계농가를 초토화하는데 그치지 않았다. 국민은 불안에 떨었고, 상인들은 생계에 위협을 받는 등 수개월 여의 공포는 악몽 그 자체였다.
그러나 악몽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도와 양주시 합동으로 구성된 방역대책본부는 강도 높은 방역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보기엔 역부족인 듯 하다. 그도 그럴것이, 초기 대응에 실패한 죄책감을 떨쳐 버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월계마을의 J농장에서 조류독감 징후가 포착된 것은 지난 4일이었다. 하루 동안에 70마리의 닭이 폐사하자 8일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에 신고했고, 연구소는 대사성 질병인 지방간증으로 진단했다. 하지만 폐사는 그치지 않았다. 사태를 수상히 여긴 강모 수의사가 건국대 수의대에, 수의대는 농림부 수의학 검역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함으로써 조류독감으로 최종 판정을 받기에 이른 것이다.
처음 이상 징후가 발견된 4일에 수의대나 농림부 수의학검역원에 조사를 의뢰했더라면 오늘의 사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안일한 생각과 늑장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말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미 방역당국은 양성반응이 나타난 닭과 오리 1만 7천 300만 마리를 살처분한 상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발병 농가 50m 이내에 2농가 1만 3천 마리, 위험지역 3km 이내에 16농가 37만 1천 마리, 경계지역인 10km 이내에 44농가 9만 5천620 마리의 닭과 오리가 있다.
위험지역 안에 있는 닭과 오리를 먼저 살처분한다해도 40만 마리가 희생된다. 이 얼마나 큰 손실인가. 10km 이내에 있는 91만여 마리의 닭과 오리가 안전하기 바라지만 누구도 장담할 처지가 아니다.
현재 긴급방역작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책임소재를 따진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 다만 초기 대처의 미숙이 큰 손실을 자초했다는 점을 통감하고, 금후 방역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고, 아울러 살처분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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