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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가상화폐

 

지난해 여름 어느 날 지역 후배가 나의 사무실에 들려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는데 선배님 가상화폐가 뭔지 아세요? 하고 묻는다. 잘 모른다 하니 비트코인은 아냐고 해서 잘 모른다고 했다. 잘 모른다는 이야기에 그는 열심히 설명을 해주는데 도저히 이해가 되지를 않았다. 그렇다고 평소에 그에 행동거지를 보아 왔을 때 절대로 허튼 소리를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 사람도 많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그가 살아오고 살아가는 방법을 조금은 알기에 그의 말을 신뢰하고 있었으므로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가상화폐란 이런 것이고 비트코인은 이런 것이며 채굴은 이러이러하다. 채굴은 많은 돈과 기술을 동원해서 채굴 기를 만들어야 하며 그렇다고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은 없다. 그러나 지금 선배에게 권하는 것은 스팀이라는 가상화폐로 사진을 잘 찍고 글을 쓰니까 컴퓨터에서 글만 써서 올리면 독자의 좋아요 평이 돈이 된다. 초기이니 진입이 상당히 유리할 거다. 그러니 한번 시도를 해보라는 적극적으로 권하는 말과 함께 언젠가 찍어놓은 사진을 가지고 계정을 만들어주고 갔다.

시간은 흘러 추운 겨울을 보내고 오랜만에 볼일이 있다며 들린 후배에게 요즘 뉴스에 비트코인 이야기가 뭔 소리야 하니 설명을 자세히 해준다. 그러면서 왜 선배님 그거 안 하세요. 그동안 글을 쓰셨으면 많은 보상이 있었을 텐데요 하면서 아쉬움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지난 시간들은 내게 시간적으로나 업무적으로나 도저히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 못했고 더군다나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못했다 하니 지금이라도 해보세요 한다. 계정도 비번도 모른다 하니 컴 앞에 앉아서 이리저리 뒤적이고 우여곡절 끝에 비번을 찾아 로그인을 해주면서 지금이라도 해보세요 한다.

가상화폐의 대표주자가 된 비트코인은 돈을 주고 사거나 채굴 설비를 갖추어야 하는데 이곳은 글만 써서 올리면 그 자체가 채굴이니 꼭 하세요 한다. 그러다 보니 여태껏 살아오면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니 돈에 문제를 떠나서 내가 잘못 살았구나, 를 실감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나 정도면 잘 살았지 했던 나름의 자존감이 와르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후배의 말을 믿고 해보니 그의 말에 신빙성을 더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혹시 오해는 없을까 하는 염려를 안고 아끼는 주변 몇 사람에게 권하니 이해를 하고 새로운 경험을 잘 해가고 있다. 그래서 용기를 얻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결혼한 아들 다시 말해 남의 남편이 된 두 아들과 아끼는 조카들에게 사회공부 아니 경제 공부도 되고 능력에 따라서는 기회도 될 수 있겠다 싶어서 권해보았다. 더군다나 조카는 후배가 직접 설명하는 자리가 있어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는데 다 듣지도 않고 가더니 열심히 사시던 이모부가 다단계에 빠졌다고 왜 그렇게 사시는지 모르겠다 하고, 아들들도 시큰둥하다.

사전을 찾아보니 가상화폐는 돈의 가치 기능을 전자정보로 전환하여 정보통신망을 통해 거래되는 전자화폐라 설명하고 비트코인은 수많은 계산과 검토 끝에 문제를 푸는 사람이 코인을 얻게 된다는 점은 마치 광부가 광산에서 곡괭이질을 거듭한 끝에 금을 캐내는 것과 비슷하다. 하여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얻는 과정을 ‘비트코인 채굴’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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