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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의 랍스타(lobster), 즉 바닷가재 사랑은 유명하다. 약 2천년 전부터 고급 요리로 즐겼을 정도다. 1세기경 로마에서 나온 요리책에도 다양한 조리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특히 남성들에게는 굴과 함께 강장제로 인기가 높았고 여성들은 성적 매력을 높인다고 해서 ‘사랑의 묘약’으로도 불렸다. 중세에 들어와선 프랑스와 네덜란드 등 유럽의 귀족들이 즐겨 찾아 ‘왕족의 식재료’로 각광 받기도 했다.

반면 현재 최대 소비국이 미국에선 오랫동안 안먹고 버리거나 하인들 식단에나 올려주는 싸구려 ‘갑각류’ 취급을 했다. 인디언은 아예 비료로 썼다는 기록도 있다. 이처럼 푸대접을 받던 바닷가재가 고급요리 반열에 오른 건 19세기 들어서부터다. 교통 발달로 동부 해안지방에 쌓여 있던 바닷가재가 싱싱한 채로 미국 전역에 운송되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해서다.

바닷가재는 우리나라를 비롯 세계 어디서나 인기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은 낮고 단백질과 미네랄은 풍부한데다 부드러운 속살과 독특한 풍미 또한 일품인 까닭이다. 수요가 늘자 가격도 만만치 않아 서민음식이라기 보다 비교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으로 굳어진 것이 흠이지만.

최근 이런 바닷가재에 관한 뉴스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얼마 전 영국 웨일즈의 한 해산물 음식점에서 ‘3천만 분의 1’ 확률이라는 초희귀 오렌지색 바닷가재가 발견돼 해외토픽에 등장한 것도 그 중 하나다.

그런가 하면 엊그제 미국 UPI통신은 ‘무려 132년을 살던 바닷가재가 바다에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뉴욕주 롱아일랜드 햄스테드시 레스토랑 수족관에 있던 바닷가재가 극적으로 방생됐다고 전하며 무게가 10㎏에 육박하는 이 바닷가재가 저녁식사용으로 1천달러(약 110만원)에 팔리기 직전 구조(?)돼 고향인 대서양으로 돌아가게 됐다는 뒷얘기를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이에 화답하듯 이탈리아 대법원은 산바닷가재를 요리 전 얼음위에 놔두는 것은 동물 학대라 불법이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세상엔 참 재미난 이야깃거리도 많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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