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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바다에 마음껏 빠져들다

돈화 대석두아광호국가습지공원
자작나무 숲 지나면 나무잔도 위로 푸른 세상 펼쳐져
경내에 림장만 9개… 48년된 기관차 등 볼거리 풍부

 

나무잎의 빛갈이 신록에서 진한 초록으로 바뀐 지도 한참 됐다. 지난주에는 하루 멀다 하고 소나기가 퍼붓더니 이번 주에는 적어도 반나절씩은 눈부신 해빛을 선물하는 ‘요망’한 여름날이 많았다.

돈화시 대석두아광호국가습지공원을 찾은 지난 12일도 출발했을 즈음에는 두텁게 내리깔렸던 구름이 목적지에 도착할 무렵에는 ‘솜사탕’으로 변해 둥실 뜬 변덕스러운 날이였다. 이 습지공원을 찾은 건 불꽃 터지듯 언론과 모바일 SNS에 쏟아지는 개원 소식 때문이였다. 도대체 왜 이렇게까지 홍보에 열을 올리나 궁금해 찾은 그곳에서 이 지역에서는 마주할 수 없다 생각했던 신선한 풍경을 눈에 담을 수 있었다.



원초적인 생태… 마음의 안식처

편안, 안정, 자연, 평화, 생명, 안전…록색이 흔히 사람들에게 주는 느낌이다. 그런 록색에 6킬로메터 넘는 긴 려정에 푹 빠져있을 수 있는 것이 아광호습지공원의 매력이다. 한때는 ‘퇴습환림(습지를 림지로 개조)’을 웨치며 림지로 개조된 풍경구 입구 구간의 락엽송,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뻥 뚫린 습지 본연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다. 자칫하면 심심해질 번한 풍경에 절정을 이룬 보라색의 붓꽃과 흰색의 산부채, 그리고 스포트라이트처럼 구름 뒤에 숨었다 나왔다를 반복하는 해님이 뿜어내는 해살이 색감과 명암을 입혀 걸음마다 새로웠다. 거칠고 투박하지만 그래서 편안한 눈앞 광경, 움직여도 좋고 움직이지 않아도 좋은 그 푸르른 세상 속에서 한없이 머물고 싶었다.

나무잔도의 맨 끝에서는 먼 거리를 걸어온 로고를 보상해주기라도 하듯 나타난 아광호를 만날 수 있다. 푸른 물길이 아득히 먼 산밑까지 이어지고 무슨 인공호수가 철썩철썩 작은 파도까지 일으킨다. 땀을 식혀주며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그 바람이 실어다준 살짝 비릿한 민물냄새마저 무시하게 만든다. 1972년에 사용에 투입됐다는 아광호는 면적이 200여헥타르에 달하고 총용량이 900립방메터에 달한다. 수질이 좋아 1킬로그람이 넘는 붕어도 잡힌다고 하니 이 지역 주민들에게는 보물이다.



음이온이 폭발하는 ‘산소탱크’

올해 아광호국가습지공원은 ‘중국삼림산소카페’를 신청할 계획이다. 지역 정부의 근거 없는 막무가내 전략은 아니다. 공원관광회사 정준봉 경리에 따르면 북화대학과 협력해 추진한 검측에서 풍경구 전체의 공기중 PM2.5 농도는 립방메터당 3마이크로그람 이하, 음이온 함량은 립방센치메터당 5000개에서 1만 3000여개로 조사됐다.

참고로 PM2.5 농도가 립방메터당 35마이크로그람 이하면 1급공기, 음이온 함량이 립방센치메터당 1500개 이상에 달하면 청정공기 표준이다. 음이온 함량이 립방센치메터당 2만개 이상에 달하면 의료 보건 효과도 있단다.

이런 수자적인 근거로 보면 아광호국가습지공원은 말그대로 거대한 ‘산소탕크’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6000~7000보는 족히 걸었지만 힘든 줄 몰랐다. 거니는 길이 거의 전부 평탄한 나무잔도여서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림장 ‘우’에 세워진 대석두

대석두진은 림장 ‘우’에 세워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내에 림장만 9개나 보유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석두진정부 소재지에서는 림업의 흔적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앙광장에 전시된 기관차다. 실제로 대석두림업국 삼림철도 운수라인에서 48년간 ‘봉사’한 이 기관차는 1950년 길림성림업청에서 조달된 뽈스까산이며 1998년 목재생산량의 급격한 하락과 더불어 ‘은퇴’했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이 기관차는 총 138만 2400킬로메터 안전운행했고 이는 지구를 35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림업 력사의 ‘증인’인 오래된 기관차와 대석두림업국의 기업정신으로 표방되고 있는 흉상 뒤에 새겨진 류승전 로인의 사적을 훑어보며 잠간 머물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글·사진=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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