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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모기가 사라졌다

 

물 전쟁을 치르고 있다. 5월부터 시작된 때 이른 폭염과 100년만의 지독한 가뭄으로 산천이 타들어가고 있다. 강과 하천은 고갈되고 황무지가 된 저수지는 쩍쩍 갈라진 채 흉물스런 모습이다. 말라비틀어진 물고기와 입을 앙다물고 갈라진 틈에 낀 채 죽은 조개가 아니었다면 언제 이곳에 물이 차 있었나 싶을 정도로 물의 씨앗조차 찾을 수 없다. 연일 방송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천수답이거나 물길이 닿지 않는 밭은 파종한 씨앗이 발아를 멈췄거나 이미 발아가 된 작물들도 건초로 변해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극심한 가뭄이다.

농업용수는 물론 생활용수마저 고갈되어 제한 급수를 받는 곳에서는 일상생활이 얼마나 힘겨울지 감히 상상이 된다. 하루만 단수되어도 쩔쩔매는데 장마 때까지 기다려야하는 이웃의 고통을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나마 형편이 낳아 스프링클러나 양수기를 이용해 물을 퍼올릴 수 있는 곳은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뭄이 계속되면 농작물 피해는 물론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는 철강산업마저 큰 피해가 있을 거라 한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국가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해마다 심해지는 가뭄과 기상이변은 국민모두가 협심하여 극복하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최대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그러고 보면 경기 남부에 비다운 비가 내린 것이 언제인지도 모르겠다.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태풍이 피해간 것도 몇 년 째다보니 큰비가 없어서 저수율이 낮아지고 급기야 바닥을 드러내는가 하면 거대한 초원처럼 된 곳도 있다.

하천이 잦아들고 물웅덩이가 사라지다보니 모기가 사라졌다. 모기의 산란처가 없어지다 보니 자연스레 모기가 줄어든 것이다. 이맘쯤이면 한창 기승을 부릴 모기가 없어서 좋기는 하다. 좋든 싫든 한데 어우러져 사는 것이 자연이고 생태계라는 것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생태계가 보존될 때 우리네 삶도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

사계가 뚜렷했던 강산이 언제부턴가 절기를 상실해가고 있다. 작년 같은 경우만 해도 무더위가 9월까지 계속되는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추위가 찾아왔다. 봄과 가을이 실종되고 여름과 겨울만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는 식물의 지도도 바꿔놓고 있다. 풍기나 청송이 주산지이던 사과 재배가 정선이나 평창 등 강원도 쪽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강원도 여행 중 산 중턱에 자리한 과수농가에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좋은 고랭지사과라는 푯말이 인상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홍천에서 열리는 사과 축제를 보더라도 사과가 생육하기 좋은 환경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 밖에도 여러 종류의 과일이나 채소가 적합한 환경을 찾아 재배지를 바꿔가고 수산자원들 또한 적합한 수온에 맞춰 서식지를 이동하기 때문에 서해안과 동해안에서 포획되는 어류들의 종류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이처럼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비는 하늘의 소관이지만 하늘만 바라보고 살 수는 없게 되었다. 반복되는 가뭄에 하늘 만 바라보면 발 동동 구르며 살수는 없지 않은가. 물 부족국가인 만큼 일상생활에서 절수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한 생활용수를 재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가뭄에 대처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홍수라도 좋으니 빨리 장마가 와서 가뭄이 해갈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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