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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도시구조를 좌우한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건축 시대’
공적시스템은 건설시대에 머물러
동네 환경 낮은 수준 문제점 지적

 

한국사회는 1990년대부터 건설의 시대에서 건축의 시대로 도래했다.

이는 중앙의 통솔력과 행정체계가 리드하는 시대를 벗어나 수많은 개별적 주체의 자율적 결정과 복합적 관계망 속에서 힘이 생성되고 강화되는 사회로 바뀌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회가 작동하는 방식은 이미 건축의 시대로 바뀌었지만 이 사회를 운영하려는 공적 시스템은 아직 건설의 시대에 머물러있다.

모든 법률과 제도는 중앙집권적으로 사전에 결정되는 전체계획과 이에 따라 하달되는 분업화된 표준적 업무절차를 전제로 만들어진 채 그대로이고 공공부문 행정 역시 이를 따르고 있다.

더 이상 효율도 성과도 거둘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박인석은 우리 사회에서 건축이 맞닥뜨리고 있는 이같은 과제와 전선을 정리한 책을 펴냈다.

‘건축이 바꾼다’는 건축의 시대에 걸맞은 사회로 진전하기 위해 해소해야 할 과제들을 소개, 우리사회가 직면한 질곡을 깨고자 한다.

책의 1부는 ‘건축의 시대’로 문을 연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건축이 산업적으로 비중이 크고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특히 소규모 건축물 시장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산업부문임을 밝히며, 이 중요한 산업인 건축을 건설로 잘못 취급하고 있는 정책-행정-제도의 문제와 관련된 쟁점을 다룬다.

2부에서는 우리 동네의 환경이 저열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건축을 건설로 취급하며 성립한 관련 제도와 행정에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는 좋은 건축을 통해 만들어지는 가치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사회 일반의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밝힌다.

3부와 4부는 각각 ‘칸막이 행정’, ‘설계시장’을 주제로 우리 사회 건축의 진전을 가로막는 핵심적을 문제들을 짚는다.

5부에서는 건축과 도시공간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당연시하고 있는 관행과 주장을 소개하며 이같은 것들이 전혀 근거가 없음을 밝힌다. 마지막으로 6부에서는 건축과 도시공간 실천이 지향하는 가치, 그것이 우리 사회에서 갖는 의미에 대하 논한다.

저자는 ‘건축은 그 모든 일을 관통한다’고 강조한다. 한국사회에서 건축이 맞닥뜨리고 있는 과제는 건축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한국 사회 공적 시스템 전체를 새로 바꾸는 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집과 동네, 도시가 어떤 방식으로 어떤 건축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지, 건축의 결과물 뿐 아니라 그 과정이 개개인의 삶의 질에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책을 통해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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