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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여행]서울한양도성, 낙산을 거닐다 -Ⅰ

 

 

 

더위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다. 더운 계절이 되면 문화유산여행은 조금 힘들어진다. 문명의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이리라. 그래서 이번 여행은 문명의 편리함과는 조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더운 계절, 가장 핫(HOT)하게 문화유산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 서울 도심에 자리 잡은 서울한양도성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서울한양도성으로의 여행은 백악·낙산·남산·인왕산 4구간으로 나눠서 이루어진다. 물론 체력과 시간이 모두 허락한다면 새벽같이 출발해 전 구간을 단 번에 완주할 수도 있을 터다. 하지만 곳곳에 담겨 있는 스토리(story)를 들으며 탐방해야하는 문화유산여행은 하루만에 4구간을 완주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 따라서 오늘 여행을 떠날 곳은 4구간 중 하나인 낙산구간이다. 낙산구간은 가장 만만하게 오를 수 있는 곳이다. 즉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거닐 수 있는 곳이 바로 낙산 구간이다.

낙산구간은 흥인지문부터 시작해 혜화문까지이다. 흥인지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대문이다. ‘동대문’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의 동쪽에 있는 대문이다. 서울한양도성에는 동서남북 네 방향에 대문을 세웠는데 동쪽에는 흥인지문, 서쪽에는 돈의문, 남쪽에는 숭례문, 북쪽에는 숙정문이다.

흥인지문은 평지에 세워진 대문이다. 지금은 섬처럼 도로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지만 옛날에는 좌우로 성곽이 이어졌다. 흥인지문은 평지에 세워진 대문으로 서울도성 4대문 중 유일하게 옹성을 가진 문이다. 옹성은 항아리를 반으로 쪼갠 모양으로 문 앞에 덧붙임으로써 방어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킨 형태이다.

흥인지문은 처음 지어졌을 당시에는 흥인문이었다가 나중에 흥인지문으로 이름을 고쳐 달았다. 이는 동쪽의 부족한 지세를 보완하기 위해서이다.

흥인지문을 출발해 성곽공원으로 올라본다. 성곽 바깥에는 성돌에 글자를 새겨놓은 각자성석들이 자리하고 있다. 전체 구간 중 이 곳에 각자성석이 가장 많다. 서울한양도성을 정비하면서 이곳에 모아놓았기 때문이다. 각자성석에 새겨진 글씨는 서울한양도성 축성과 관련 된 내용이다. 구간명과 축성 담당 마을 이름, 그리고 감독관과 책임기술자들의 이름과 날짜 등이 새겨져 있다. 지금으로 치자면 공사실명제인 셈이다.

성곽공원 끝에는 우뚝 솟아있는 하얀 건물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서울 디자인 지원센터이다. 지금이야 서울디자인 지원센터이지만 옛날에는 이대 동대문병원이 자리했던 곳이다. 병원을 리모델링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한양도성박물관은 디자인 지원센터 1층~3층에 자리해 있다. 2014년에 개관한 한양도성박물관은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울 한양도성의 축조과정과 관리, 그리고 훼손 등 서울한양도성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한양도성박물관을 나와 성곽에 기대어 자리한 이화마을로 자리를 옮겨본다. 이화마을은 벽화마을로 유명한 곳이다. TV예능프로그램에서 촬영해 유명해진 날개벽화를 비롯해 다양한 벽화들이 아기자기하게 숨바꼭질하듯 숨어있어 벽화를 발견하는 재미가 많은 곳이다.

이화마을은 좁은 골목에 오래된 집들이 빽빽이 자리 잡고 있는 낙후지역에 속했다. 이런 마을에 공공프로젝트가 도입됨으로써 마을 곳곳에 조형물이 설치되고 벽화들이 그려져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정감 있고 아기자기한 마을로 변신한 것이다. 이러한 변신은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들였고, 그 많은 관광객들로 마을은 지금 몸살을 앓고 있기도 하다.

일부 지역주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일부 벽화를 훼손하기도 해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따라서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이화마을을 방문한다면 지역주민들을 위한 에티켓은 지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낙산구간 특히 이화마을구간을 여행할 때는 마스크하나씩을 챙겨가길 권해드린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말을 덜하게 되고 말을 아끼게 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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