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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동에 점점 ‘이웃화합 꿀’ 떨어지더라고요”

주민 모여 골목에 알록달록 페인트칠

 

용인 유방동 봉사단체 ‘사립문’

2014년부터 시작한 마을벽화사업
사립문의 대표 봉사활동으로 꼽혀
주민 이탈 막고 동네 미관 정화 호평

따복공동체 공간활동 분야 선정
道 지원…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영

한강유역 환경살리기·장학금 지급
지역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전개


이웃 간 삭막한 벽을 허물고 오롯이 따뜻하고 복된 우리 동네를 가꾸자는 일념으로 모인 봉사단체가 있다. 용인시 처인구 유방동 ‘사립문’은 옛날 초가집의 사립문을 나뭇가지 하나 하나 엮어 만들었듯 마을 공동체의 사랑, 웃음, 따뜻함을 하나 하나씩 엮어가자는 의미로 2005년 발족한 비영리 단체이다.

발족 당시 6명이던 회원수가 현재 300여 명까지 늘었다. 유방동과 인근 유림동 주민들은 물론, 입소문을 타고 전남, 대구, 충청지역에서도 회원가입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사립문은 현재 북한이탈주민 결혼식을 비롯해 마을벽화 그리기, 한강유역 환경살리기 운동, 한부모가정·독거노인 지원, 지역학생 장학금 지급, 장애인 미술치료 등 다양한 봉사,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동네 주인은 나 그리고 우리’라는 동기부여를 위해 2014년부터 시작한 마을벽화 그리기는 사립문의 대표 봉사활동으로 꼽힌다. 유방동 일원 미관을 정화하는데 톡톡히 한몫하고 있는 벽화 그리기는 주민 이탈을 막는 등 주민 간 화합 차원에서 호응을 이끌었다. 인근 유림동, 운학동, 고림동까지 벽화가 이어지고 있다.

김진희 사립문 대표는 “내 고향, 우리 동네에 대한 인식은 유년시절에 형성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린 학생들이 나중에 어른이 됐을 때 고향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물음에서 벽화 그리기라는 답을 얻었다”고 말했다.

 

 

 

 

 

 

 


유방동 소재 50㎡(15평) 남짓한 사립문 사무실은 동네 사랑방 구실을 하고 있다. 매주 풍선아트, 생태 교육, 전래놀이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을 주민들에게 소통 공간이 제공된다.

올해는 경기도 따복공동체 주민제안사업 공간활동 분야에 선정돼 보조금 지원을 받아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어르신들을 위한 ‘나 어릴 때 전래놀이 한마당’, ‘요리조리 UP싸이클링’, 아동들을 위한 ‘생태 미술 놀이터’ 등을 시행하고, 오는 10월 각 프로그램의 결과물을 취합한 전시회도 개최된다.

이뿐 아니라 사립문은 ‘생명의 젖줄 한강 1천300리 길 대탐사’, ‘추억의 반딧불이 살리기’, ‘경안천 캠페인’ 등 환경운동도 병행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을 통해 무너져 버린 마을 공동체 의식을 되찾고, 주민들 스스로 우리 동네에 애착을 갖도록 하는 것이 사립문의 희망사항이다.

김진희 대표는 “사립문은 가슴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그 온기를 전해주려 노력하는 이들의 모임”이라며 “민간단체이다 보니 부족한 운영예산 등 어려움이 좀 있지만 불평하는 회원이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가를 바라는 봉사였으면 이미 끝났을텐데 순수한 마음으로 모인 따복 공동체 주민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봉사란 대가 없이 그냥 하는 것”

김 진 희 용인 사립문 대표

北이탈주민결혼식 지원 기억남아
올해 사단법인화 계획 달성 목표
“따복공동체 영원하리라 믿어”


“봉사는 뭘 바라거나 기대하지 않고 그야말로 ‘그냥’하는 겁니다.”

12년 째 봉사단체 ‘사립문’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진희(61·사진) 대표는 단체 슬로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너털웃음을 보였다. 봉사는 봉사에서 끝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으로, 현재까지 별 탈 없이 단체가 운영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부언했다.

용인시 처인구 유림동 주민자치위원장의 2년 임기를 마친 2005년 당시, 김 대표는 다른 위원들과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친목도모 차원의 단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것이 사립문의 발족 배경이다. 김 대표를 포함해 6명의 회원이 사립문의 창립 멤버가 됐다.

김 대표는 사립문을 이끌며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 하나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머뭇거렸다. 모든 활동이 소중한 추억이고,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그는 “하나만 굳이 택한다면 북한이탈주민 결혼식을 꼽겠다. 2006년부터 이들의 결혼식을 지원했는데 현재까지 31쌍이 결혼해 행복하게 살고 있다”며 “목숨을 걸고 탈북한 이들이 대한민국, 그것도 용인에 정착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한 끝에 내린 결론이 결혼식 지원 이었다”고 말했다.

이들 탈북주민이 김 대표를 ‘친정아버지’로 부르는 이유다. 그는 간혹 부부싸움을 한 탈북주민의 상담사 역할도 맡아야 하는 고충(?)이 있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특히 ‘기록’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따복공동체 사업의 일환으로 잊힌 마을의 유래, 전통 등을 발간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따뜻한 나눔 꿈꾸는 유방동마을’의 제목으로 300권을 발간, 주민들에게 배포했다.

 

 

 

 

 


김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사립문의 사단법인화로 집약했다. 지금까지 이어 온 수많은 사업과 프로그램들이 일회성이 아닌, 연속성을 갖기 위해 필수적으로 수반돼야 하는 것이 사단법인화로, 김 대표는 올해 내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작은 소망이 있다면, 사립문 회원들의 땀과 노력이 잊히지 않고 역사 속에 기록됐으면 한다. 따복공동체는 영원할 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신병근기자 s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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