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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강좌, 영화감상, 전통놀이 함께하며 마을공동체 회복하다

8-평택 안중읍 ‘함께하는 마을’

 

 

기존 거주민과 이주민, 화합하며 행복해지기 위한 공간 모색

초등생도 자치모임 ‘초능력자들’ 만들어 친구 만들기에 열중


평택시 서부지역은 소규모 행정구역이지만 대단위산업단지와 주거단지개발, 미군기지 이전, 관광단지 조성 등이 추진되고 있어 인구 유입과 증가, 외국인 거주 및 활동 등과 더불어 도시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주민과 이주민간의 화합을 위한 공동체 활성화도 요구되는 지역이다.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 평택시 안중읍에 자리한 작은 도서관 ‘함께하는 마을’의 회원은 ‘우리 마을 주민 모두’다.

크고 작은 아파트 단지 인근 상가 지하 1층에 마련된 작은 도서관 ‘함께하는 마을’ 내부에는 주민들의 소모임 활동을 위한 테이블과 의자가 자리하고 있다. 그림책과 그림책 원화 작품들이 벽을 둘러 진열 또는 전시돼 있고, 한편에 작은 무대가 꾸며진 공간에서는 그림책 강좌와 영화감상, 어린이 미술교실, 외국어 강좌 등 정기 프로그램과 함께 자수 모임, 전통놀이 연구모임 등 주민들의 소모임이 연이어 이뤄지고 있다.

또 주말에는 청소년 자치단체인 ‘청바지(청소년이 바라는 지금·중학생)’와 ‘초능력자(초등학생)’들의 활동 공간이 된다.

함께하는 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모여 자녀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고민해보는 공간이자, 다양한 인문학적 공동체 활동을 통해 주민이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공간으로 지난해 12월30일 문을 열었다. 처음 시작은 어린 자녀들과 할 수 있는 그림책 관련 활동이었다.

 

 

 

 

 


마을 그림책 연구소 ‘두근두근’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마을 그림책 공연, 이웃과 함께하는 독서캠프, 자녀에게 그림책 읽어주는 부모 되기 등 그림책을 활용해 할 수 있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봉사점수를 얻기 위해 기계적으로 각종 행사에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 의미 있는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체 봉사단을 모집했다.

처음 6명의 중학생이 모였고, 아이들은 자신들의 모임에 ‘청바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특히 ‘청바지’는 ‘청소년 job을 만나다 - 사람 人 이야기’라는 기획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 호응을 얻었다.

지난 3월 헤어디자이너를 초청한 첫 행사가 열렸고, 이어 4월에는 해양경찰청에서 일하는 이웃이 5월과 6월에는 공무원과 바리스타인 이웃이 차례로 작은 도서관 강단에 섰다.

그 사이 초등학생들의 자치모임도 생겨났다. 이름은 ‘초능력자들’이다. ‘초능력자들’은 아프리카 친구들을 돕기 위한 ‘붉은 염소 보내기 운동’을 시작했고, 아동 노동 반대 운동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어른 주민들도 작은 도서관에서 여러 소모임을 꾸렸다. 현재 방과 후 교사들의 전통놀이 연구 모임과, 자수 모임 등이 꾸려져 활동 중이며, 영어와 중국어 등 외국어 강의도 진행되고 있다.

강사도 이웃이 맡고 있다. 자수에 실력이 있는 이웃이 선생님이 되고, 필리핀과 중국인인 이웃은 외국어 강사가 된다.

이처럼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 화합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회복하고, 민간의 자생적 교육·문화를 활성화하고 있는 ‘함께하는 마을’은 2017 따복공동체 주민 제안 공모사업 공간 활동 분야에도 선정됐다.

함께하는 마을 신유리(42) 대표는 ‘함께하는 마을’에 대해 “이름을 짓고서 한 마디로 어떤 공동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며 “‘함께하며 행복한 마을’이 알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박국원기자 pkw09@

 

 

 

 

 

 

 

 

 

 

 

 

 

 

“아이들이 성장하기 좋은 마을은 어떤 모습… 고민했죠”

신유리 평택 안중읍 ‘함께하는 마을’ 대표
인근 상가 지하 얻은 뒤 리모델링
주민들 힘 모아 작은도서관 운영

“이게 따복공동체 모습” 사업 신청
“아이들 뭔가 시키지 않는게 원칙”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인근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일이 반복되면서 ‘심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웃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무언가를 해야 겠다’는 생각에 ‘함께하는 마을’을 만들게 됐습니다.”

‘함께하는 마을’을 만들게 된 배경을 묻자 신유리 대표에게서 솔직한 고백(?)이 돌아왔다.

물론 단지 ‘심심해서’만은 아니다. 신 대표가 함께하는 마을을 만들게 된 또 하나의 배경에는 ‘아이는 마을이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도 자리 잡고 있다.

그는 “학교에 입학해 품안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을 보면서 ‘아이는 마을이 키우는 것’이라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며 “아이들이 성장하기 좋은 마을은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고민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가죽공예 공방 ‘DASI’를 차린 신 대표는 인근 상가 지하에 오래도록 창고로만 써온 공간을 얻은 뒤 리모델링해 ‘함께하는 마을’의 활동공간인 ‘작은 도서관’을 만들었다.

이내 먼저 따복공동체 사업을 진행하던 지인에게서 ‘이게 바로 따복공동체의 모습’이라는 말을 전해 듣고 사업 신청을 했다.

‘함께하는 마을’을 만든 뒤 청소년 자치모임이 생기면서도 신 대표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자’가 아닌,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며 “아이들에게 ‘뭔가를 시키지 않는 것’이 하나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회원은 주민 모두’라는 또 하나의 원칙도 있다. ‘작은 도서관’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사용하고자 하는 이들과 열쇠를 복사해 나눠 갖다보니 이제는 열쇠를 가진 이가 10여명이 된 것도 함께하는 마을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신유리 대표는 “함께 무엇을 할지 미리 정해두지 않고, 무엇을 할지도 자유롭게 생각해보고, 할 것을 정하면 함께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일주일 내내 주민들이 모여 하고 싶은 것을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장소라면 그대로 좋은 것 같다”고 ‘함께하는 마을’의 앞으로의 모습을 전했다.

/박국원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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