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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 만드는 ‘꿈의 궁전’

9-안산 ‘울타리넘어’
방과 후 아이들 ‘돌봄’위해 출발… 40여명으로 늘어
공부보다 소중한 것 교육… 마을카페 ‘마실’도 운영

 

 

 

 

 

안산시 일동 마을공동체 ‘울타리넘어’는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한다. 팍팍해지는 일상 속에서 주민들 간 보이지 않는 마음의 울타리를 허물고 삶의 다양한 고민들을 함께 풀어보자는 것이 ‘울타리넘어’가 발족된 동기였다.

맞벌이 등의 이유로 학원이 아닌 다른 곳에 아이를 맡기기 어려웠던 일동 거주의 6가구는 2005년 어느 날 머리를 맞댔다. ‘초등학생이 되는 아이들의 방과 후 시간을 어떻게 돌볼 것인가’가 이들의 과제였다.

이는 ‘울타리넘어’의 첫 사업으로 우리 동네 지역아동센터가 문을 연 배경이다. 일동의 한 지하단칸방에서 ‘우리 동네 방과 후’라는 이름으로 2006년 3월 개원했으며 이듬해 12월 우리 동네 지역아동센터로 이름을 바꿨다.

‘울타리넘어’는 우리 동네 지역아동센터를 ‘땅을 밟고 바람을 맞으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 가는 곳’이라고 소개한다.

김영은 ‘울타리넘어’ 대표는 “아이들이 우리 땅에서 나는 건강한 먹거리를 먹으며 소중한 신체를 키워가는 곳이 우리 동네 지역아동센터로, 친구들과 나들이 다니고 어울려 놀면서 ‘나’를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동네 지역아동센터를 처음 이용하던 아이들 수는 9명에 불과했지만 현재 40여 명으로 늘어난 만큼 학부모들과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매주 1회 일동 주변 산과 공원, 놀이터에서 이뤄지는 현장체험은 아이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이끌고 있다.

이밖에 ‘울타리넘어’는 마을인문학 강좌, 문화 나눔, 안전한 마을 만들기, 어린이날 운동회 등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대화가 빠를수록 공동체 의식이 퇴색되는 것 같다. 외부강사를 초빙한 강좌, 작가 또는 여행전문가와의 만남 등을 주선해 주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공부만 강요하지 않는다. 유년시절에는 마음껏 뛰놀아야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믿는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우리 모임 엄마, 아빠들의 공통분모”라고 밝혔다.

‘울타리넘어’ 사업의 결정체는 100여 명 조합원으로 구성된 협동조합마을카페 ‘마실’이다. 일동 572-2번지 소재의 카페 ‘마실’은 보다 많은 이웃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마실’은 2015년 5월 경기도 따복공동체 공간조성 사업으로 선정돼 지원금을 확보, 도시재생 차원의 공간 인테리어 작업이 이뤄졌다. ‘울타리넘어’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전문 업체와의 만남도 13차례 가졌다.

주민들은 마을카페가 운영된다는 소식에 저마다 희망사항을 전달했다. 어떤 주민은 마을카페가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행복하고 안전한 공간이 되기를, 다른 주민은 문화·예술·교육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또 다른 주민은 커피와 디저트는 물론 수제맥주를 만들어 즐길 수 있는 공간 등을 희망했다. 다양한 의견들 중 마을주민 모두가 주인이 되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울타리넘어’는 ‘우리 동네 아빠모임’, ‘공동육아 사회적협동조합 영차어린이집’, ‘일동 여나래(엄마와 여성모임)’ 등 협력기관과 주민들의 공모를 통해 마을카페 이름을 ‘마실’로 결정했으며 2015년 11월 문을 열었다.

 

 

 


‘울타리넘어’는 성공적인 마을카페 운영을 위해 성미산 ‘작은 나무’, 동작구 ‘사이시옷’, 구로 ‘느티나무’ 등 다른 지역 마을카페 벤치마킹을 실시했다.

‘마실’에 대해 일동 주민들은 “어느 날은 함께 맛있는 차 한 잔 나누고, 어느 날은 좋은 분 모셔다가 강의도 듣고, 또 어느 날은 촛불 아래 조용히 사색하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마실’은 매달 1회 각계 전문가를 초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홍영의 국민대 교수, 김철중 디자인플랫폼 이사, 최대헌 심리학자, 박지아 서울여성회 성평등교육센터장, 강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마실’을 찾아 마을주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울타리넘어’ 관계자는 “단원조각공원 등 마을 주변에서 커피 시음회를 가졌고, 마을카페의 성공을 기원했다”며 “유튜브, 팟캐스트를 활용해 카페를 알릴 수 있는 라디오방송도 진행했다. 주민들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신병근기자 sbg@

 

 

 

 

 

 

 

 

 

 

 

 

 

“주민간 마음의 벽 허물고 공동체 의식 함양 큰 성과”

김영은 안산 울타리넘어 대표


“눈에 보이는 성과보다 보이지 않는 ‘관계’의 회복이 더 큰 보람입니다.”

안산시 일동 마을공동체 ‘울타리넘어’의 김영은(50·여) 대표는 12년 간 지속해 온 여러 사업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망설이지 않았다.

우리동네지역아동센터, 마을인문학 강좌, 문화나눔, 안전한 마을만들기, 협동조합마을카페 ‘마실’ 등 그간 ‘울타리넘어’의 대표직을 수행하며 이뤄낸 가시적 실적은 많다. 그러나 김 대표는 주민들 간 마음의 벽을 허물고 공동체 의식을 쌓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그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가 차원에서 아이들을 돌봐줄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았다. 방과 후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은 학원밖에 없었다”며 “마을 주민들 스스로 내 아이, 네 아이를 더불어 키우자고 뜻을 모았다. ‘울타리넘어’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 때 머리를 맞댄 6가구가 ‘울타리넘어’의 창립멤버”라고 말했다.

우리동네지역아동센터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돌봄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시설로 자리매김 했다.

김 대표는 “국가가 마련하지 못한 여건을 주민들이 직접 조성했다. 사업 초기 주민들 간 의견차로 갈등이 있었지만 이 같은 과정은 가장 빠르고 인간적이면서 민주적인 문제 해법이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마을카페 ‘마실’이 2년 전 문을 연 이후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다 각종 사업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그는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경제적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나만 희생하고 있는 건 아닌지, 주객이 전도된 것은 아닌지 부터 카페 인건비와 사업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늘 숙고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해 어렵고 힘들어도 각자의 곁을 지켜주는 ‘우리’가 있어 든든하다. 혼자 풀지 못하는 문제의 답을 주민들과 함께 찾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마을카페 ‘마실’이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거점 공간이 됨에 따라 카페 안에서 이뤄지는 잦은 만남을 통해 이웃관계는 더욱 넓어지면서 촘촘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병근기자 s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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