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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시장 역할 초월… ‘현 시대 이슈 공유장’

 

안산 단원구 초지동에 2006년 10월 개관
돛대 형상의 건축물, 주변경관과 운치 더해

작년 개관 10주년 맞아 경기도 거장들 초대전
세월호 추념전 개최… 시대 아픔 담아내기도
공공미술프로젝트로 도민과 소통에도 주력

경기도미술관을 찾아서

경기도미술관(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667번지)은 창조, 자생, 참여가 실현되는 미술관을 기치로 2006년 10월 25일 개관했다.

경기도의 정치, 사회, 문화를 화두로 하는 ‘경기아트프로젝트’, 장르 간 융합을 시도하는 ‘크로스 장르’, 동시대미술의 이슈를 공유하는 ‘현대미술의 동향’ 등 경기도미술관의 핵심 전시 사업은 동시대 미술과 사회, 문화, 예술에 대한 다양한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미술관은 안산시 화랑유원지 내에 위치하고 있어 자연과 호흡하고 대중과 소통하며 경기도민 모두에게 열린 문화적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의 돛대 형상으로 지어진 건축물은 물, 빛과 함께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경기도 정체성 미술로 구현

미술관은 동시대 미술의 이슈를 소개하는 역할도 해야하지만 지역사회의 모습과 정체성을 미술로 드러낼 수 있는 작업도 수반돼야 한다. 31개 시군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는 수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보물창고로, 미술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무궁무진하다. 경기도미술관은 그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전시장에 펼쳐내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기전본색畿甸本色: 거장의 예술을 찾아서’를 개최했다. 경기도에서 태어났거나, 20년 이상 경기도에서 거주하며 창작활동을 해온 원로 예술인 10명을 초대, 경기도와 현대미술의 과거와 현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역 미술관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백화만발 만화방창 百花滿發 萬化方暢-백 개의 그림, 만 가지 이야기’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미술관을 보유하고 있는 경기도의 특징을 반영, 백화가 만발하듯 무성하게 피어있는 경기도의 미술관들을 소개하고 각각의 기관이 소장한 수작 100점을 통해 다양한 미술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경기도미술관을 이야기할 때 세월호 참사는 빠질 수 없는 사건이다. 조심스럽지만 반드시 해야하는 이야기를 경기도미술관은 ‘사월의 동행’ 전시를 통해 풀어냈다. 다양한 분야의 22인(팀)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세월호 참사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기록하고 해석한 작품들이 설치됐다. 전시의 핵심은 ‘예술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공감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사월의 동행 전시는 예술의 역할,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했다.

현대미술의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실험적인 작업도 선보였다. 그래피티 아트를 주제로한 ‘G-Live : Fabien & Taeyoung’이 그것이다.

프랑스 파비앙 베르쉐르 작가와 한국 장태영 작가가 참여한 전시는 두달간 두 작가가 전시장 벽면에 그려내는 그림을 관람객들이 관람할 수 있게 구성했다. 관람객은 작품을 그려나가는 행위 자체에 집중하며 작가와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경기도미술관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로 주목을 받았다.

 

 

 



대중과 소통하며 진화하는 참여적 미술관

경기도미술관은 미술관내 전시 뿐 아니라 거리로 나가 지역민과 소통하며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도 주력하고 있다.

2015 동두천 보산역 거리재생에 나선 ‘동두천 공공미술’을 시작으로 화성시 궁평항, 평택시 송탄관광특구, 시흥시 오이도 방조제, 화성시 전곡항 등 생기를 잃은 거리를 예술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각각의 지자체가 주최하고 경기도미술관이 주관한 공공미술프로젝트는 각 지역 특색에 맞는 주제로 진행, 동두천시는 그래피티 아트, 화성시는 미디어 아트, 시흥시는 아트버스 등 다채로운 결과물로 완성됐다.

최근 완성된 동두천 보산역 그래피티 아트는 캐릭터 그림과 지역에 내려오는 신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까지, 다양한 그래피티 작업이 더해져 단조로웠던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화성시 전곡항은 LED조명을 활용해 요트정박장을 새롭게 꾸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민경화기자 mkh@



 

“미술관의 전시·교육 등 모든 기능 심화시키는 게 목표”

최은주 경기도미술관 관장


“상식적인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년을 달렸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오른 미술관을 전시나 교육, 연구 모든 기능에서 심화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2015년 경기도미술관 관장에 부임한 최은주 관장은 흰도화지에 새로 그림을 그리듯 지난 2년을 쉴틈없이 보냈다. 이제 숨을 고를만도 하지만 최 관장은 연임 이후 더욱 열심히 뛰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최 관장이 미술관에 들어와 가장 먼저 한 일은 청소였다. 주변을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이유도 있지만, 현대미술관으로서의 전면적인 변신을 꾀하겠다는 포부가 담긴 상징적인 행위였다.

그는 “처음 미술관에 왔을 땐 미술관이라기보다는 교육시설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교육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현대미술관이라는 미술관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미술관의 정체성을 찾고자 가장 먼저 청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미술관의 전면적인 변신을 시작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2주기는 미술관의 방향을 잡는 중요한 기점이 됐다.

“부임하고 며칠 뒤가 세월호 참사 2주기 였고, 세월호 참사 합동 분향소에 들렀다. 그곳에서 본질을 흐리는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고 예술이 사회를 위해 해야할 역할을 고민하게 됐고, 전시로 완성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1년을 준비한 끝에 2016년 4월 16일 ‘사월의 동행’ 전시를 개최했고, 전시는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미술의 역할과 나아가 경기도미술관이 어떻게 발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예술이 사람과 사회를 향해야 한다는 최 관장의 신념은 전시 뿐 아니라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완성됐다. 동두천, 평택, 화성, 시흥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는 낙후된 지역에 새숨을 불어넣으며 경기도미술관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했다.

최 관장은 “현대미술의 개방성에 대해 고민이 이어지면서 커뮤니티 아트를 주목하게 됐다. 도민들이 화이트큐브가 아닌 내 집앞에서 미술을 향유하면서 미술관의 역할이 확장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2년간 열심히 뛴 최 관장의 노력은 경기문화재단 기관 평가 1위라는 쾌거를 달성지만 최 관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도민들 개개인에게 예술적 안식을 주는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최은주 관장은 “경기도미술관 자체가 경기도민의 긍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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