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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 째 ‘전자파 불안’… 지중화 해야”

34만5천볼트 고압선·송전탑과 거리가 수m에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 중학교 “항상 자녀 건강 걱정”

 

고압 송전선로 지나는 시흥 정왕동

“저 큰 걸 어떻게 해야 되는 지 알 수 없지만 사람한테 해롭다면 돈이 많이 들더라도 바꾸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17일 시흥시 정왕동체육공원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정자 위로 올려다 보이는 송전탑을 바라보며 우려섞인 궁금증을 쏟아냈다.

그는 “비가 온 날이면 지직대는 소리도 시끄럽게 들리고는 한다”며 “송전탑 가까이에 살면 몸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지중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며 되물었다.

고압선로가 연결된 대형 송전 철탑 인근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계속되고 있다. 경인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시흥변전소를 잇는 34만5천볼트의 송전선로와 송전 철탑이 지나는 정왕동 일원은 송전용 철탑과의 거리가 수m에 불과했다. 게다가 도로를 사이에 둔 시화중학교와 송전탑과의 거리도 200여m 정도여서 자녀들의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대표관광지인 오이도 일대 공동주택단지는 전신주와 전신주 사이, 주택과 주택 사이로 전선과 통신선이 뒤엉켜 도심 속 거미줄을 방불케 해 거주민은 물론 관광객의 원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민 B씨는 “주거지역과 이렇게 가까운데 영향이 없겠느냐. 벌써 만들어진 지 십수년은 된 거 같은데 늘 걱정된다”고 말했고, 학부모라는 한 주민은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더 위험하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아이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닌가 항상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인근 시화지구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로, 특히 송전탑이 늘어선 시흥천변의 공장 근로자도 막연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근로자는 “공장에서는 내가 조심해서 안전장비를 착용하고 주의하면 된다지만 고압선에서 나온다는 전자파는 어떻게 막겠냐. 그렇다고 송전탑을 없애는 것도 힘들테니 그냥 신경 끄고 다니는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는 지중화가 이뤄져야 하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현행법 상 지자체가 송전선로 지중화를 추진할 경우 지자체와 한국전력공사가 절반씩 부담하지만 가공 송전선로에 비해 수배 이상의 비용이 소요돼 재정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전 인천본부 관계자는 “정왕동은 그나마 시흥시 관내에서 가장 많이 지중화가 이뤄진 곳”이라며 “매년 사업 수요를 일제 조사해 예산을 편성하는데 막상 예산이 확보된다 해도 지자체가 돈이 없다며 뒤늦게 사업에서 손을 떼는 경우도 있고, 사업비 부담으로 아예 신청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구도심 지역 지중화를 위해 한전과 분담한다 해도 예산으로 감당하기 어려워 보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재정 상황이 열악한 지자체에서는 송전철탑과 고압 송전선로 지중화 추진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국원·김홍민기자 pkw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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