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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신 캥거루족

올해 초 스웨덴에서 흥미로운 통계가 나왔다. 스웨덴 청년 (20~27세)의 24%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와 살고 있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조사 됐다는 내용이다. 그것도 비슷한 조사가 시작된 1997년(15%) 이후 최고 수치라고 해서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른바 ‘복지 천국’으로 꼽히는 나라에서 ‘캥거루족의 증가’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캥거루족은 물론 스웨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 도처에 있다. 그리고 각각 이름은 달라도 뜻은 같다. 미국에서는 어중간한 세대를 뜻하는 ‘트윅스터’, 캐나다는 ‘부메랑 키즈’, 이탈리아는 ‘맘모네’, 프랑스는 ‘탕기’, 독일은 ‘네스트호커’, 일본은 ‘파라사이토 신구루’로 부른다. 일본에서 부르는 이 말은 기생충 또는 식객이란 뜻의 영어 패러사이트와 싱글의 합성어로, 해석하자면 기생독신(寄生獨身) 정도가 된다. 모두가 구직난에 지쳐 자립심이 약해진 청년을 일컫는 조어들이다. 그리고 증가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것 또한 각국이 공통이다.

캥거루족이 양산되는 것은 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이 분석한 통계에 따르면 20~30대 성인 절반(50.2%)이상이 ‘나는 캥거루족’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또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람이 무려 90.6%나 됐고 고정수입이 있는 직장인 가운데서도 84.3%가 부모에게 손을 벌리고 있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최근엔 연령층이 높아져 ‘중년 캥거루족’도 등장 했고 10년 만에 91.4%나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가운데 요즘에는 취업도 하고 결혼도 했지만, 자립 분가하지 않고 생활비를 보태면서 부모와 함께 사는 새로운 캥거루족도 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예전의 대가족 구성원으로서의 공존이 아닌 경제와 육아 문제 등에서 부모의 도움을 받으려는 게 주목적이다.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조사한 가구실태를 보면 신(新)캥거루족이 전체 가구의 4.4%나 된다. 젊어서는 내 아들딸, 늙어서는 자식의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게 요즘 노부부들인 것 같아 안쓰럽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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