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숨은 끼 발휘해 의미있는 활동… 함께 모여 제대로 놀아보자!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바리스타 교육 등 재능 기부
청소년 조합원, 마을 영화제 개최·독일 소녀상 건립 동참
케이터링 사업으로 일자리 제공… 야구장서 매장 운영도

 

 

 

수원 ‘솔대노리협동조합’

아이들이 입시 교육에 따른 일률적인 수업 등에서 벗어나 자신의 숨겨진 재능과 끼를 발휘하도록 ‘제대로 놀아보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 있다.

‘마을이 함께 키우는 아이들’을 꿈꾸며 작고 소소한 독서모임을 시작으로 재능 나눔 형태로 관계가 만들어지고 마을에서 함께 놀고 일하며 먹고사는 것도 함께 만들어보자는 의미가 모여져 탄생한 수원 ‘솔대노리협동조합’이다.

솔대노리란 명칭은 소나무와 갈대숲으로 이뤄진 (솔대)마을의 지명을 딴 ‘송죽동’(松竹洞)과 ‘놀이’를 합성한 것으로, 2011년 송죽초등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10여명의 학부모들이 만든 독서모임이 시초가 됐다.

입시 위주의 획일적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 혁신학교인 만큼 학부모들 간, 학부모와 교사 간 소통창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개인 사정 등으로 독서모임의 한계가 왔고, 재능 나눔 등 또 다른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는 의견이 제기됐다.

모임원 중 커피애호가의 제안으로 커피를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재능 기부를 시작으로 사찰요리, 전래놀이, 도예교실, 강정 만들기 등 다양한 재능 프로그램들이 운영됐다.

그 무렵 정부에서 협동조합 기본법을 발효하면서 소모임을 협동조합 형태의 공간으로 탈바꿈하자는 학부모의 제안으로 2013년 4월 ‘솔대노리협동조합’이 창립하게 됐다.

또 모임장소의 필요성에 따라 장소를 물색하던 중 정자동 소재 수원시종합자원봉사센터 건물 1층이 비어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공개입찰을 통해 그해 5월 커뮤니티 공간인 ‘카페노리’ 매장을 마련했다.

초창기에는 지역사회 교류 활성화를 위해 아나바다 장터를 열었다. 또 조합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재능 기부를 통해 동아리 소모임을 가지며 조합원들과 지역주민들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갔다.

지역아동센터들과 교류해 아동센터 내 있는 아이들을 찾아가 조합원들의 재능을 기부하고,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카페로 초청해 바리스타 교육, 식생활 교육 등을 병행하기도 했다.

조합 내에는 청소년 조합원들이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매주 주말마다 함께 모여 함께 어울리고 때로는 의미 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다.

몽골 숲 나무심기를 위한 모금활동의 일환으로 마을 영화제를 개최해 지역주민들과 교류했으며, 지난해에는 경기도 따복공동체 공모 사업에 선정돼 우쿨렐레를 배우고 이를 통해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특히 음악회 당시 수원시에서 독일에 소녀상세우기 모금운동을 추진했는데, 때마침 여름방학 동안 관련한 활동을 통해 콘텐츠를 제작해 이를 음악회 때 발표해 음악회에 참여한 이들로부터 모금활동을 펼쳐 소녀상 세우기 운동에 동참했다.
 

 

 

 

 

 

 

 


올해는 같은 나이 대 캄보디아 친구들에게 필요한 교구를 제공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

조합이 운영하는 사업영역도 다양하다.

우선 커뮤니티 공간인 카페노리에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조합원들이 만든 물품을 카페 한 쪽에 전시하고 판매하는 ‘숍인숍’(shop in shop)이 운영되고 있다.

음식배달 서비스인 ‘케이터링&샌드위치’ 사업은 주부들이 정성껏 만든 음식을 보기 좋게 포장해 각종 행사에 제공하고 있다. 케이터링 사업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조합에서 기획하고 개발한 식생활 교육용 보드게임인 ‘식생활교육 푸드 플레이’는 아이들이 어렵지 않게 먹거리에 대한 교육을 놀면서 할 수 있는 콘텐츠다. 이 보드게임은 판매도 하고, 교구로도 사용하고 있다.

또 청년과 청소년이 함께 운영하는 야구장 내 입점 매장인 ‘kt 위즈파크 과일파티 매장’도 있다. 청소년 때 경영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솔대노리협동조합은 2014년 6월 경기도 ‘예비사회적기업’에 지정됐으며, 지속가능성을 높게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말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최성천 솔대노리협동조합 이사장은 “앞으로도 현재의 삶뿐 아니라 청년들과 협동조합 방식으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논의하고, 다양한 사업을 하나씩 청년들이 만들어 가는 협동과 나눔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건강한 공동체 만들기 최종 목표

최 성 천 솔대노리협동조합 이사장


“청소년 조합원뿐 아니라 지역 청소년 등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 외부로 나가지 않고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지역사회를 보다 건강하게 만드는 협동조합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2013년 4월 창립한 이래 올해 4년째를 맞는 솔대노리협동조합을 이끌고 있는 최성천 이사장은 앞으로의 조합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솔대노리협동조합은 숨고르기 단계에 있다.

창립 후 4년 간 지역사회를 위해, 조합원들을 위해 많은 사업과 활동을 하며 쉴 새 없이 달려왔기에 잠깐 멈춰서 재정비하는 단계가 필요했다는 것이 최 이사장의 설명이다.

“협동조합에서 어떤 형태로든 활동하지 않으면 조합원이라고 하기 어려워요. 총회도 과반 수 이상 나오지 않으면 성사되지 않기 때문에 활동하는 조합원 위주로 재정비해야 하는 과정도 필요했고요.”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서류상으로 130명 정도 됐던 조합원 수는 올해 청소년 조합원까지 합쳐 30여명으로 대폭 줄었다.

특히 카페노리 옆에 있던 공간이 실버뱅크로 변경, 공간이 축소되면서 조합 내 소모임(동아리) 활동이 많이 줄어든 부분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은 카페 공간을 활용해 회화 동아리, 청소년 동아리 등 일부 동아리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

최 이사장은 “협동조합이 지속 가능하려면 보다 의미 있는 활동과 함께 사업적인 측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를 위해 보다 전문적인 따복 지원 프로그램(컨설팅) 등을 통해 앞으로의 사업 전략, 조합원의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는 ‘마을에서 함께 아이들을 길러 보자’라는 학부모들의 소소한 결의에 의해 시작된 솔대노리협동조합의 탄생 목적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조합에서 했던 프로그램을 학습과 교육으로만 받아들였지만, 지금은 스스로 참여하고 기획하면서 자신들만의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 안에서 기쁨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최성천 이사장은 “마을의 사랑방 역할에서 더 나아가 외부 사업의 점진적인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 청년, 중·장년층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 최종적으로 마을에서 먹고 살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장선기자 kjs76@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