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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북부 국가유공자들의 친구가 될게요”

 

‘경기북부보훈지청’을 찾아서

고양·의정부·남양주 등 11개 시·군 관리
참전유공자 포함 유공자 상당수가 고령

재가복지서비스 ‘보훈섬김이’ 운영
합동 회혼례·식사대접 등 정서적 지원

고양 화정파출소도 복지서비스 제공 나서


“요즘 젊은이들이 보훈에 관심이 없는데, 이런 행사를 만들어 관심을 가져주니 무엇보다 감사합니다.”

지난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경기북부보훈지청과 의정부나눔봉사단이 진행한 고령의 국가유공자 식사대접 행사에서 한 유공자가 남긴 말이다.

오늘날 우리들이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 속에서 자유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들의 공훈과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관심이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가보훈처에서는 국가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널리 알리고 그 예우를 다하기 위해 복지서비스 제공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고양, 의정부, 남양주 등 경기북부지역 11개의 시·군을 관할하고 있는 곳이 바로 경기북부보훈지청이다.
 

 

 

 


수도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넓은 지역을 관할하는 만큼, 경기북부보훈지청이 관리하는 보훈대상자와 유족은 5만7천787명(2017년 4월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서울 다음으로 많다. 이 가운데 참전유공자는 2만2천620명, 상이군경은 7천217명으로, 많은 수의 국가유공자들이 경기북부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유공자는 참전유공자를 포함해 상당수가 고령이다. 경기북부보훈지청이 고령 국가유공자들의 예우와 복지증진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다.

이 중 집을 방문해 생활편의 등을 돌봐주는 재가복지서비스 ‘보훈섬김이’와 직접 보훈지청 방문이 어려운 국가유공자들의 민원 편의를 위한 이동보훈제도 ‘보비스’는 국가보훈처의 대표적인 복지제도다.

현재 경기북부보훈지청의 경우 11개 시·군에 60명의 보훈섬김이가 활동하며 고령의 국가유공자들을 돌보고 있다. 또 파주, 남양주, 가평, 고양, 양평, 구리에 매주 또는 격주로 이동보훈팀을 파견하고 있다.(연천은 8월 중 시행예정)

여기에 지역 봉사단체 및 지역 기업과 연계한 ‘연탄나눔 행사’, ‘고령국가유공자 가구 전기점검’, ‘쌀, 라면, 이불 등 생필품 지원’ 등 고령유공자들의 생활안정을 지원하는 행사는 물론, 식사대접, 나들이 행사, 회혼례 행사, 말벗 지원 등 다양한 정서적 지원도 전개한다.

특히 ‘영원한 사랑-다이아몬드 웨딩’을 주제로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한 국가유공자 합동 회혼례는 경기북부보훈지청이 자랑하는 고령유공자 복지사업 중 하나다.

6·25전쟁으로 제대로 된 혼례식을 올리지 못한 유공자 중 결혼 60주년을 맞은 이들을 위해 자녀의 마음으로 회혼례를 열어주는 이 행사는 매년 진행될 때마다 감동적으로 마무리된다. 올해에는 오는 10월 ‘제5회 회혼례’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영준 경기북부보훈지청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그런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할 가장 기본적이고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사회와 함께 유공자를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데 보훈지청이 앞장서서 주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 때문인지 올해 호국보훈의 달에는 유독 지역사회의 후원도 많이 이어졌다.

한국전력공사 경기북부지역본부 및 11개 시·군지사, 경인건설처에서 보내온 쌀과 라면은 경기북부 전역의 고령 국가유공자 346가구에 골고루 전달됐다.

뿐만 아니라 제55보병사단 동원지원단과 일산백병원에서는 후원금을 보내왔으며, 한국지방제정공제회, 지방공기업평가원, 새마을의정부시협의회에서는 각각 쌀과 라면, 여름 이불을 보내 국가유공자들의 삶에 작은 도움을 보탰다.

경기북부보훈지청이 추구하는 고령 국가유공자 복지프로그램은 이처럼 지역사회와 연계해 함께 진행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추구한다.

지역사회가 전반적으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고, 국가유공자들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경기북부보훈청은 단기적으로 끝나는 기부식 봉사보다는 장기적으로 국가유공자와 지역의 자원봉사자들이 이어질 수 있도록 관리자이자 다리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초 의정부 나눔축구봉사단과 협약을 체결해 운영중인 보훈콜 역시 이런 사업 중 하나로, 고령 국가유공자와 자원봉사자를 1대1로 연결해 국가유공자들의 안부를 묻고 생활지원 및 정서지원 등을 하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고양시 화정파출소와 MOU를 체결해 보훈섬김이가 방문하지 않는 날에 파출소 직원들이 고령 국가유공자의 집을 방문해 생활환경 점검, 법률상담, 응급환자 이송 등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영준 지청장은 “처음엔 국가유공자 예우를 지역사회와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요즘엔 오히려 외부에서 제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더 많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고령 국가유공자 생활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복지를 위해 경기북부보훈지청 역시 다방면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국가유공자 복지향상 위해 최선… 공감대 형성 기대”

 

김 영 준 경기북부보훈지청장

“잊지 않고 챙겨줘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가 제일 뭉클합니다. 당연히 잊지 말아야 할 분들인데 말이죠.”

경기북부지역의 국가유공자 및 보훈가족의 예우와 복지를 책임지는 경기북부보훈지청의 김영준 지청장은 국가유공자에게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웃으며 말했다.

과거에는 쌀 반가마가 보훈연금이었던 시절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원 혹은 물질적 급부정책으로만 받아들여지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국가유공자의 명예를 알리고 그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그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복지정책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추진하는 ‘따뜻한 보훈’은 이러한 변화를 반영했다.

찾아오는 보훈복지가 아닌 찾아가는 보훈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전체 보훈대상자의 평균연령이 71세에 이르고 전체 유공자 중 80세 이상 유공자의 비율이 29%에 이르는 지금에는 고령 국가유공자에 대한 복지 필요성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지난해 경기북부보훈지청장으로 부임한 김영준 지청장은 부임이래 모든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워낙 다양한 행사를 추진 중인데다가 매번 참석했던 국가유공자들이 고맙다는 말을 넘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인상깊은 행사는 ‘국가유공자 합동 회혼례’다.

“6·25 전쟁으로 인해 그 시절에는 제대로 된 혼례식을 올리지 못한 분들이 많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혼례식을 올려드리는 것이 그분들의 지나간 시간을 보상해드리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회혼례는 결혼 60주년을 맞은 6·25 참전유공자 부부 10쌍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3년에 시작해 올해 벌써 다섯번째 회혼례를 올릴 예정이다.

뜻깊은 행사인 만큼 다양한 지역 기업들이 앞다투어 후원자로 나서 어느덧 경기북부보훈지청이 자랑하는 복지행사로 자리매김 했다.

김 지청장은 “국가유공자들의 예우는 지역사회가 다함께 그 분들을 예우하고 그 삶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며 “경기북부지역의 경우 많은 지역기업과 단체에서 국가유공자 복지에 관심을 가져주신 덕분에 복지사업 추진에 큰 힘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김 지청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복지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김영준 지청장은 “경기북부보훈지청은 앞으로도 국가유공자의 복지향상을 위해 동분서주 노력할 예정이다. 지역사회에서도 국가유공자를 예우하고 복지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복기자 k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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