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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에서 즐기는 ‘전통’ 주민들 공동체 문화 ‘활짝’

사업 현장을 가다
19.성남 ‘태평동 락 커뮤니티’

 

 

 

 

 

전통의 얼 오늘에 되찾자 ‘고군분투’
전통혼례 재연… 사업 시행 ‘눈앞’
조합원 만든 솟대 전시… 주민 호응

안정적 수익구조 창출 ‘자생 관건’
“주민 홍보·조합 비전 병행돼야”


광주와 하남, 성남시의 경계를 잇는 남한산성에서부터 성남의 중심부를 관통하는 탄천 인근의 마을 공동체인 ‘태평동 락 협동조합(숯골사랑협동조합)’은 역사 속에 묻혀 가는 전통의 얼을 되찾기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성남시 태평동에 터를 잡고 있는 숯골사랑협동조합이 지난해 7월 ‘경기도 따복공동체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관한 ‘숯골사랑채’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마을 사람들이 부담없이 모여 한담을 즐기는 공간이다.

이에 더해 숯골사랑채를 개관함으로써 마을 주민 상호 간 소통하는 공동체 문화를 창출하고, 나아가 잊혀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복원하자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숯골사랑협동조합은 전통혼례와 마을방송국, 동네 사진관 등의 사업을 기획해 공동체가 중심이 된 ‘숯골사랑채만의 독특한 문화 형성’이라는 청사진을 펴고 있다. 비록 현재까지는 기획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마을 주민과 상인 등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지를 바탕으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초기 태평동 락 협동조합의 목표 사업인 전통혼례는 지난 2월 시연식을 통해 옛 선조들이 행한 전통 방식 그대로의 품격 있는 혼례를 재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조합원이 직접 만든 솟대(마을 수호신 및 경계의 상징으로 마을 입구에 세운 장대)를 숯골사랑채 공간에 전시해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현대인의 시선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지만 수익성을 담보로 하지 않는 사업들을 진행하다 보니 현실적인 수준의 어려움도 많았다.

마을 공동체 공간인 숯골사랑채 조성 당시 생각지도 못한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는 등 신생 조합으로서의 첫 난관에 부딪혔다.

그러던 중 경기도 따복 사랑방 조성 사업을 통해 공간 조성 비용을 지원받게 됐고, 지금의 숯골사랑채가 탄생할 수 있었다.

또 운영 도중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직원의 급여와 사무실 운영비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기도 했지만 파트너 협동조합인 주민신협의 지원으로 난관을 극복하며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이후 행정자치부에서 추진하는 마을 기업 육성 사업에 공모한 숯골협동조합은 수익성 불투명 등의 이유로 행자부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점표 이사장은 “마을 기업은 지역주민이 각종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공동의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소득 및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공동체 이익을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마을 단위 기업을 말한다”면서 “마을이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사안인 만큼 향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숯골사랑협동조합의 짧지만 깊은 역사를 함께한 한정원 주임은 “마을 공동체라는 특성상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뤄져야 비로소 빛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현재까지는 미흡한 점이 많은 것 같아”며 “이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가 조합의 비전과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김홍민기자 wallace@

 

 

 

 

 

 

 

 

 

 

 

 

 

 

 

 

“전통의 멋 복원이 협동조합 존재의 이유”

이 점 표 태평동 락 커뮤니티 이사장

“전통혼례 사업, 고비용 저효율 결혼문화 대안
다양한 문화 복원으로 일자리 창출 해결 가능”

“역사 속에 묻혀 가는 전통의 멋을 복원하는 것만이 ‘숯골사랑협동조합’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숯골사랑협동조합 이점표(59) 이사장은 사회, 문화, 인문을 통틀어 급속하게 변해가는 현시대 속의 이질성을 안타까워하며 이 같은 말로 운을 뗐다.

숯골사랑협동조합의 파트너 협동조합인 주민신용협동조합의 이사장직을 겸하고 있는 그는, 그간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변질되고 사라져버린 우리의 얼을 되찾기 위해 마을 공동체를 조직했다.

이에 더해 ‘전통문화와 역사를 소중하게 여기고 지켜나가자’는 명목하에 주민의 의견을 모아 협동조합을 설립, 지역 주민의 자발적 참여로 일궈낸 성과라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신라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깊은 곳에 뿌리하고 있는 성남의 터를 기반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현대를 살아가는 이 땅의 젊은이들은 반만년 역사의 한반도에서 우리의 선조가 행하고 쌓아온 문화적 가치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우리 협동조합은 전통문화의 고유한 멋을 되살리기 위해 다채로운 문화 복원 프로그램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과 같은 사회적 당면 과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숯골사랑협동조합이 야심 차게 진행하고 있는 전통혼례식 사업은 현대 사회의 일반화된 서양 혼례문화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고비용, 저효율에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서양 혼례 문화를 선호하는 것은 우리의 품격 있는 전통 혼례 문화를 접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더불어 “우리 협동조합의 최종 목표는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부했던 그때 그 시절의 문화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더 높은 문화적 관점으로 볼 때 문화적 퇴행이 아니라 오히려 진보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점표 이사장은 “현대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등 떠밀려 쉽고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조금은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우리만의 맛과 멋을 즐겼으면 한다”고 당부했다./김홍민기자 wal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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