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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문 대통령 ‘건강보험 보장강화’ 환영한다

지난 2008년에 개봉한 미국영화 ‘식코’를 보면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세계 일등국가라고 자부하는 미국의 열악하고도 무책임한 의료보험제도를 폭로·비판한 마이클 무어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비싼 의료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남자가 스스로 다리의 상처를 꿰매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절대로 ‘인술’이라고 부를 수 없는 미국의 의료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이윤만을 추구한 미국 민간의료보험사의 횡포, 그리고 그러한 횡포에 무기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미국 서민들의 모습이 비참하다. 제대로 된 의료보장을 받지 못하고 있는 미국 의료보험제도를 고발하면서 국민이 무료로 치료를 받는 캐나다, 영국, 쿠바의 공공의료제도를 소개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나마 한국에 태어나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린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 의료보험제도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지 우리 의료보장제도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우선 비급여 의료비가 치료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비급여 항목은 약 3천800개나 된다. 이를테면 MRI(자기공명영상장치), 초음파, 다빈치 로봇수술, 2인 병실 등이 대표적이다. 또 간병도 그렇다. 간병이 필요한 환자는 약 20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그 중 75%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단다. 가족이 직접 간병할 수 없는 상황이면 어쩔 수없이 간병인을 고용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에겐 간병비가 엄청난 부담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건강보험 보장 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면서 “고액 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 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환자의 부담이 큰 선택진료·상급병실·간병 등 3대 비급여를 단계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재정확충 방안을 통해 현재보다 더 높은 목표 보장률을 제시하라고 제안한다. 우려의 시각도 있다. 혜택이 늘어나는 만큼 건강보험료가 오른다는 것이다. 또 의료계에서는 비용 부담이 적어진 만큼 국민들이 과도한 ‘의료쇼핑’을 하게 되고 의료의 질·서비스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무튼 대다수 국민의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정책이므로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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