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시간 교차로에서 차체 측면을 승용차에 들이받힌 택시가 충돌 지점으로부터 360여m 떨어진 병원까지 돌진한 뒤에야 멈춰서는 수수께끼 같은 사고가 일어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0일 오전 3시쯤 수원시 장안구의 편도 1차로 사거리에서 동-서 방향으로 직진하던 A(53)씨 택시가 남-북 방향으로 직진하던 B(44)씨의 승용차에 뒷좌석 왼쪽 측면 부분을 들이 받히는 사고가 났다.
두 차량의 충돌 당시 속력은 각각 20∼30㎞에 불과했으나, 택시는 빗길에서 일어난 사고 충격에 45도 가량 방향이 뒤틀렸고, A씨는 택시가 인도로 올라서지 않도록 핸들을 45도가량 더 돌렸다.
택시는 바로 멈춰서지 못하고 승용차가 지나온 도로를 시속 30㎞ 안팎의 속도로 무려 360여m를 더 달리다 도로 끝에 있는 한 정형외과 병원 건물을 들이받았다.
이로 인해 병원 건물 1층 현관 유리문이 파손됐지만 인명피해는 생기지 않았다.
A씨는 “사고 후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시동을 꺼도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B씨는 “비가 내려 택시를 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충돌 사고 후 택시를 세울 수 없었다는 A씨 진술에 따라 경위를 조사중”이라며 “차량끼리 사고는 경미해 운전자 모두 다치지 않았고, 상호 보험처리 결론 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택시의 차체 결함 여부를 조사 의뢰할 방침이다.
/김홍민기자 wall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