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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똑같은 손을 들어야 한다고/그런 눈으로 욕하지마/난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난 왼손잡이야…” 10여년전, 남성 듀오 패닉이 발표한 ‘왼손잡이’란 노래다. 이 노래가 발표되자 당시 마이너리티(소수자)인 왼손잡이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뜻과 함께 획일성에 대한 저항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해서 꽤 오랫동안 인기차트 상위에 올랐다.

실제로도 우리 사회에서 왼손잡이는 소수이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만 20세 이상 국민 중 왼손잡이는 3.9%에 불과했다. 오른손잡이가 88.3%, 양손잡이가 7.8%였다. 양손잡이 중 적지 않은 수는 왼손잡이였다가 불편을 느껴 양손을 사용한 경우로 추정된다. 사회구조가 오른손잡이 중심으로 되어 있다 보니 실생활에서의 왼손잡이 애로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병따개나 가위, 마우스 사용도 쉽지 않다.

왼손잡이로 산다는 것, 지금은 불편을 감수하면 그만 이지만 사실 예전에는 차별을 심하게 받았다. 특히 왼손을 터부(Taboo)시 해 따돌림은 물론 멸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왼손잡이에 상대적으로 관대해 보이는 영국에서도 1940~50년대까지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왼손으로 글씨를 쓰다가 들키면 뒤로 왼손을 묶어 놓기까지 했다고 한다.

종교의 왼손 터부는 더했다. 이브가 왼손으로 선악과를 땄고,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힐 때 왼쪽 도둑은 끝내 회개하지 않았다고 해서 왼손잡이를 아예 죄인 취급했다. 이슬람권에선 왼손을 불결하게 여겨 왼손잡이가 인구의 1%도 안 된다.

하지만 왼손잡이가 대접받는 곳도 있다. 야구투수가 그렇다. 국내 프로야구 투수 중 좌완이 25%이고, 미국 메이저리그는 30%에 이른다. 왼손 투수는 공의 궤적이 타자에게 낯설고 1루 주자 견제가 용이해서 라고 한다. 류현진도 태생은 오른손잡이였으나 훈련 끝에 왼손 투수가 됐다. 반면 포수 포지션에선 마찬가지로 홀대를 받는다. 3루 도루하는 주자를 아웃시키기 힘들다는 것이 이유라나. 그래서 국내와 미국 프로야구에선 단 한명도 없다고. 어제(13일)가 ‘세계 왼손잡이의 날’이었다. 행사를 접하며 앞으로 좀 더 편견과 불편한 진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봤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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