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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들이여,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나지 않으리

‘안도현 홍수방지 영웅’ 故 조지우·왕암송 렬사 추도회 스케치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소리가 흐느끼듯 애절하다.

9일, 부슬부슬 내리는 가랑비가 슬픔에 휩싸인 초가을의 안도현을 적셨다.

만인이 통곡하고 만장이 구름같이 수두룩하게 내걸렸다.

‘인민의 경찰, 안도의 자랑!’

‘청산도 눈물 흘려 영령을 기리고 록수도 흐느끼며 충혼을 배웅하네’

‘영웅이시여, 부디 잘 가시옵소서!’

20일, 전 안도현 ‘7.21’ 홍수방지, 재해구조에서 안도현공안국 량병진파출소의 두 ‘90후’ 경찰 조지우, 왕암송이 장렬히 희생됐다.

20일이 지나 안도현에서 추도회를 성대하게 개최했다. 이날 안도현에는 80여세 고령의 로인부터 태여난 지 몇개월에 불과한 아기까지 만여명 간부, 군중들이 거리로 몰려나왔으며 이들 모두가 가을비 속에 멈춰서서 영웅들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감정은 강물처럼 사품치고 소박함은 무명산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갈린 울음소리와 눈물로 흐릿해진 시선 사이로 영정사진 속 두 젊은 렬사가 점점 ‘살아 숨쉬는듯’ 또렷해졌다. 이들은 군중을 보호하는 최전선에서 ‘활약’했고 사건을 처리하기 위한 길에서 ‘동분서주’했으며 부모들의 따뜻한 품속에서 행복을 ‘누렸고’ 롱구장에서 땀을 ‘흩뿌렸다’… 이들의 웃음 띤 얼굴과 영웅사적은 사람들 마음속에 새겨져 불후의 기념비로 남았다!



도시 전체가 출동해 영웅을 배웅하다

새벽 4시 반, 날이 밝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렬사들을 배웅해나선 간부, 군중들이 륙속 거리 량쪽에서 대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손에 흰 꽃을 쥐고 슬픔에 잠긴 채 무거운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나 또 하나의 검은색 현수막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현수막마다, 만장마다 사람들이 두 영웅에 대한 애도의 마음과 경의를 담고 있다.

68세 시민 곽씨 아주머니, 손에 직접 만든 흰꽃 한송이를 들고 사람들 속에 서있는 그녀는 “얼마 전 그들의 영웅사적을 전해듣고는 정말 마음 아팠습니다. 어제밤엔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이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러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6시 48분, 만인의 눈물어린 시선 속에서 두 영웅의 유체를 실은 령구차가 천천히 안도현정부 소재지를 벗어나 연길방향 고속도로 입구로 향했다.



만인이 조문하고 천지가 함께 슬퍼하다

추도회 회장은 안도현인민체육장에 설치됐다.

‘홍수와의 전쟁에서 한창 나이에 몸바친 이들에게 산천도 슬퍼하고 인민을 위해 흩뿌린 청춘의 뜨거운 피에 천지가 통곡한다.’ 검은색 바탕에 흰 글을 새긴 거대한 애도의 대련이 눈물로 흐릿해진 사람들의 시선을 아프게 찌른다. 광장 바로 앞에 비치된 추모대에는 두 렬사의 영정사진이 놓여있고 주변에 놓인 흰 국화와 푸른 측백나무에 애도의 마음이 담겨졌다. 광장을 줄느런히 두른 화환 역시 사람들의 슬픔을 하소연해주듯했다.

10시 20분경, 차머리에 검정 꽃을 달고 상장을 두른 경찰차가 천천히 체육장으로 들어왔다. 엄숙하고 숭엄한 표정의 경찰 두명이 골회함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 “아들아…” 가슴이 미여지는 울부짖음 소리가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렬사가족들 속에서 터져나왔다. 자식을 잃은 고통이 이들을 끝없는 슬픔의 심연으로 몰아넣었다.

안도현인민체육장에 수만명이 몰려들었고 먼 곳에서도 체육장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보광촌 촌민들도 왔다. “조지우, 왕암송이 희생되기 전 우리 마을 촌민 모두를 안전하게 이전시켜줬습니다. 우린 반드시 이들을 배웅하러 와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량병진 보광촌당지부 서기 허분옥이 28명 촌민을 인솔해 체육장을 찾았다. 두 눈에 눈물을 머금은 이들의 비통함이 그대로 전해졌다.



영웅의 넋은 길이 길이 빛나고 불후의 공적은 마음속에 살아있을것이다

“나의 손군아. 언제 돌아오려나?” 85세의 조선 교민 김명숙 할머니는 왕암송을 회억하며 눈물이 글썽했다. 김할머니와 파출소는 이웃사이였다. 왕암송은 생전에 김할머니 집에 늘 찾아가서 방을 거둬주고 마당을 쓸어줬으며 생필품을 보내주곤 했다. 두 사람은 마치도 조모와 손자처럼 가까이 지냈고 정으로 넘치는 사이였다. 사고가 발생한 첫날 할머니는 왕암송을 만났는데 그것이 영원한 리별일줄 누가 알았으랴.

“조아저씨가 떠나니 저는 또 외면당하는 아이로 됐습니다.” 량병중심소학교 2학년 학생 어린 혜녕은 눈물부터 흘리며 말을 이었다. 혜녕의 부모는 갈라졌는데 그는 년로하고 병많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같이 생활하고 있었고 생활이 몹시곤난했다. 조지우는 이 상황을 우연하게 안 후 혜녕과 도움상대를 맺고 늘 그의 집을 방문하고 그에게 학용품을 사주고 돈을 대여 학업을 도왔다. “저는 꼭 공부를 잘해 조아저씨와 같은 영웅적 기개를 지닌 사람이 되겠습니다.” 영웅의 유상을 바라보면서 그는 눈물을 금치 못했다.

가을비는 속절없이 내리고 사람들의 눈가에 고인 흥건한 눈물은 마를줄 몰랐다. 불행이 나타난 그 찰나, 부모는 아들을 , 인민은 영웅을, 전우는 형제를 잃었다. 그어떤 수마도 이들의 위대한 장거를 마멸할 수 없으며 영웅의 혼은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심어졌다. 대견한 영웅들이여. 그대들은 영원히 떠나지 않을 것이리라.

/고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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