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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노자(老子)가 꿈꾼 삶의 자세

 

 

 

노자는 도가의 창시자로 공자와 더불어 중국철학의 쌍벽을 이루는 인물이다. 그의 사상이 도교와 얼마만큼 연관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인류사상에 끼친 영향은 적지 않았다. 우리가 익히 들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이나 상선약수(上善若水) 등과 같은 내용은 그의 사상에서 유래된 것들이다.

노자의 생애에 관해서는 정통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사마천이 지은 역사서 ‘사기’에 노자와 공자의 만남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공자보다 다소 앞선 시대에 산 것으로 추측된다. 사기에 의하면, 노자가 주나라에 머무를 때 한 젊은이가 찾아와 ‘예’에 관해 질문하였다. 노자는 답하기를, “옛 성인들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그들의 가르침만 남아 있다. 군자는 때를 잘 타고 나면 귀한 몸이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산야에 묻힌다. 훌륭한 장사꾼은 물건을 깊숙이 보관하여 겉으로는 빈약해 보일지라도 내실은 강화한다. 마찬가지로 군자도 덕을 몸에 지녀도 겉으로 보기에는 어리석은 것처럼 해야 한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교만, 욕심, 위선, 지식 등을 버려야 한다. 이런 것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이때 가르침을 받은 젊은이가 공자였다.

훗날 공자는 제자들에게 “새는 날고, 고기는 헤엄치고, 짐승은 달린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달리는 짐승은 그물을 쳐서 잡고, 헤엄치는 물고기는 낚싯대로 낚을 수 있고, 나는 새는 화살을 쏘아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용은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오른다고 하는데 나는 용이 어떻게 바람과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지 알지 못한다. 노자는 마치 용과 같은 인물로 전혀 짐작되는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공자도 감탄했던 인물이 노자이고 보면, 그의 사상은 남다른 데가 있었던 것 같다. 노자가 주장한 무위자연이나 상선약수의 의미는 사람마다 주관적인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것이 아닐까싶다. 모름지기 사람이 과도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순리대로 자연의 일부로서 겸허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늘날로 보면 노자의 사상은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와 성과를 중시하는 풍토 속에서 한가로이 무작위의 실천이 쉽지 않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인간의 인위적이고 과장적이며 타산적인 이기심을 거부하고, 꾸밈이나 장식 없는 삶의 태도를 강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아가 욕심에 의한 파멸, 갈등과 분쟁으로 인한 혼란을 경고하는 것까지도 포함한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그렇다면 노자가 꿈꾼 인간 삶의 자세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물과 같은 삶의 자세가 아닌가 한다. 가장 약한 물줄기가 실상은 가장 강한 힘의 원천이며, 다투지 않고 나아가면서 큰 바다를 이루어내는 그 힘이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웅변하는 것이다. 무위자연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즐기며 살라는 의미가 아니라, 물방울이 분수를 지키며 쉼 없이 전진하듯, 개개인의 삶도 이와 같아야 함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비단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한 국가의 운영도 이와 같아야 함을 설파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세는 예측불허의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다. 각 나라를 운영하는 입장은 국익을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과도한 욕심이 평화상태를 깨뜨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작금의 북한과 미국의 극단적 대립과 군사적 충돌위험, 그것을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하는 우리 국민이 안쓰럽기 그지없다. 노자가 주장한 무위자연과 상선약수의 사상을 북한과 미국 등 주변국 지도자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분수를 모르고 끝없이 과욕을 부린 결과는 개인이든 국가든 참담했다는 얘기를 들려주고 싶다. 실제로 역사를 통해 그런 사례는 수없이 많았다. 본인만은 예외일거고 자기 나라만은 아닐 거라고 믿는 잘못된 아집이 큰 재앙을 불러왔었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며 자신의 삶을 채워가는 것, 그것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 오늘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역설적으로 꼭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한다. 일반 시민들뿐만 아니라 각 국의 지도자들도 이것을 깊이 새긴다면, 모든 사회가 평화롭고 행복한 상태를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단상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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