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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살충제 계란 무해하다면 왜 폐기했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번에는 국내산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해를 가할 정도의 독성을 함유한 것은 아니라고 발표했다. 최성락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21일 “국민 중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5%(극단섭취자)가 살충제 최대 검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해 실시한 살충제 5종의 위해평가에서 건강에 큰 우려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피프로닐은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하루 동안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다”며 “국민이 평생 매일 2.6개씩 먹어도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발표를 놓고 국민들은 또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발표에는 평가외부전문가인 권훈정 한국독성학회 회장이 함께 했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 계란을 그러면 왜 폐기처분했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폐기할 때는 언제고, 또 괜찮다고 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도무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식품당국은 전국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조사 이후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49개 농장의 계란 451만개를 압류하고 농가로 반품된 243만개를 폐기했다. 무엇보다 믿고 먹었던 친환경 계란조차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음에도 정부와 당국은 그동안 우왕좌왕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와 식약처 지방자치단체가 그 대책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터다. 농식품부의 초기 발표도 엉터리 투성이였다.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농장의 소재지를 양주인데 ‘경기 광주’로 잘못 발표했다. 또 비펜트린이 기준치를 초과한 계란 브랜드의 이름이 틀리는가 하면 부적합 판정 농장의 숫자도 오락가락했다. 게다가 이번 계란사태를 진정시켜야 할 류영진 식약처장의 자질부족이 도마 위에 올라 국무총리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늑장 대처’, ‘부실 조사’라는 비판 속에 발표 내용까지 오류가 반복되면서 농정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런 와중에 또 살충제 계란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발표로 국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지경이다. 성분분석에 시간이 다소 걸렸겠지만 살충제가 건강을 해칠 염려가 없다면 그동안 온 나라가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걱정을 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과연 식약처와 정부가 국민들을 안심시키겠다는 것이 고작 이 방법뿐인지 묻고 싶다. 더 이상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확실한 대책마련에나 신경 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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