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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독사 막을 국가 안전망 구축하라

혼자 외롭게 살다가 죽음마저도 쓸쓸하게 맞는 ‘고독사’가 늘고 있다. 고독사란 말은 2000년대 중후반 일본에서 비롯됐다. 초고령국가, 독신국가이기도 한 일본에서 고독사가 많은 건 당연하다. 그래서 ‘고독사 대국’이란 소리까지 듣는다. 실제로 일본에서 발생하는 고독사는 연간 3만2천명이나 된다고 한다. 게다가 이른바 ‘고독사 예비군(群)’도 1천만명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독사 후 유품을 정리하고 청소해주는 회사들이 성업 중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도 고독사후 정리를 맡아 해주는 회사가 생기고 있다. 이 말은 우리나라도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각 지자체가 파악한 전국의 무연고 사망자는 1천232명으로 5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런데 사망 후 유족이 나타난 경우는 제외된 수치이므로 실제 고독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에서는 지난 6월에만 네 명의 고독사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따라서 고독사는 이제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라 내 주변의 일이 됐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 2000년 노인인구 비중이 7.2%가 됐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는 급증하고 있다. 내년엔 노인인구 비율이 14%가 돼 ‘고령사회’가 된다. 그리고 9년 후인 2026년에는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령화사회가 된지 불과 26년 만에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것이다. 일본은 2006년 초고령사회가 되기까지 36년이 걸렸는데 우리는 10년이나 앞당겨진다. 통계를 보면 전남은 지난 2015년 노인 인구 비중이 21.1%에 달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는데 고흥군(38.5%), 의성군(38.2%) 등 농촌지역 일부 기초지자체는 노인 인구 비중이 40%에 가깝다.

고독사가 노인만의 문제는 아니다. 작년 무연고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은 427명(34.6%)이었다. 이혼, 사별, 실직 등으로 가족·친구 등과 단절돼 살다가 외롭게 세상을 떠나는 중년층도 많다는 것이다. 노인이나 중년을 막론하고 고독사의 큰 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이다. 혼자 사는 노인들은 대부분 크고 작은 병마에 시달리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다. 게다가 영양섭취도 부실해 건강에 취약하다. 여기에 더해 인간관계 단절과 경제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과 심한 정신질환도 나타난다. 외롭고 힘들게 살아온 사람들이 죽음만은 쓸쓸하게 맞지 않도록 복지예산과 공무원을 증원하는 등 국가와 사회가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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