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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의 별칭은 까마귀를 해치는 도적이라는 뜻의 오적어(烏賊魚)다. “성질이 까마귀를 즐겨 먹어서 매일 물 위에 떠 있다가 날아가던 까마귀가 죽은 생선으로알고 쪼면 곧 그 까마귀를 감아 물속에 들어가 먹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산어보’에 기록되어 있는 내용이다. 진짜 그렇게 ‘내숭’을 떨었는지 모르나 가끔시중 수족관에 죽은 척 하는 오징어를 보면 일리가 있다 싶다.

오적어 외에도 남어(纜魚) 묵어(墨魚) 십초어(十梢魚) 등 부르는 이름이 다양하다. ‘십초어’는 다리가 10개라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가 10개지만 양쪽으로 길게 뻗은 두 다리는 팔에 가깝다. 먹이를 잡아 먹을 때와 사랑을 나눌 때 주로 쓴다.

오징어는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먹물을 내뿜는다. 옛날엔 그 먹물을 모아 ‘먹’ 대신 가끔 이용했다. 오래되면 벗겨져서 흔적이 없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바닷물에넣으면 먹의 흔적이 다시 살아나 그랬다. 특히 탐관오리는 장부를 조작할 때 오징어 먹물을 자주 썼다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 색이 빠져 장부에 쓴 글은 감쪽같이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오적어묵계(烏賊魚墨契)다. 믿기 힘들고 지켜지지 않는 약속, 사람을 간사하게 속이는 행위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사실 오징어는 귀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1년생으로 수산물 가운데 수명이 짧고, 다리에 빨판이 있는 등 생김새가 요상해서다. 하지만 맛이 좋고 영양도 풍부해다양한 요리와 간식으로 변신, 서민 대표 어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제철은 6월부터 10월까지이지만 한창 물오르는 시기는 8~9월이다. 오징어는 고단백 저지방식품이다. 특히 마른 오징어의 단백질 함량은 쇠고기의 3배 이상이다. 다만 콜레스테롤이 많아 일부 피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억제하는 타우린이 풍부해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마른 오징어에 붙어 있는 하얀 가루가 바로 타우린이다.

이런 오징어가 최근 금값으로 이라고 한다. 연안과 원양어장 어획량이 절반으로 급감으로 '귀하신 몸'이 돼서 그렇다는 것이다. 귀해지면 더 먹고 싶다고 했나? 다양한 오징어요리가 생각나는 요즘이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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