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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1회용 생리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부상당한 연합군의 가장 큰 고통은 의약품의 부족이었다. 그 중에는 야전병원의 ‘실탄’이라는 붕대도 포함돼 있었다. 피를 지혈하는 붕대는 그 어느 의약품보다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공급이 제대로 안됐다. 전쟁으로 인해 면화 생산이 줄어드는 바람에 붕대를 못 만드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때 미국의 ‘킴벌리 클라크’ 라는 회사가 면을 대신할 신소재를 들고 나타났다. 면 대용품으로 내놓은 것은 제지원료로 만든 셀루코튼(Cellucotton)이라는 것이었다. 천연 면보다 다섯 배나 높은 흡수력을 보이면서도 가격도 면보다 쌌다. 그리고 생산이 용이할 뿐 만 아니라 1회용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붕대를 대체했고 부상병 치료에도 크게 기여했다.

셀루코튼의 명성은 곧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또 놀라운 흡수력이 증명되면서 수많은 파생 상품을 양산시켰다. 1회용 생리대와 귀저기도 그중 하나다. 특히 생리대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셀루코튼의 진가를 확인한 간호사들에 의해 만들어 진 것으로 유명하다. 1회용 생리대가 없었던 당시 면으로 생리대를 대용했다. 간호사들은 이를 셀루코튼 몇 장으로 대체한 야전용 간이 생리대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전쟁이 끝난 직후 1920년 킴벌리사는 여기에 착안 세계 최초 1회용 생리대를 탄생시켜서다.

청결함과 편리성으로 ‘마법’에 걸린 여성들을 열광시킨 신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첫 시판된 것은 1975년이다. 이 시절만 하더라도 생리대란 그리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요즘처럼 편의점이나 마트, 슈퍼마켓에서 손쉽게 사는 물건이 아니라 약국에서만 판매가 가능한 물품이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지금은 수많은 제품이 생산, 출시되고 있다.

이런 생리대가 최근 인체의 유해성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7년간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안전성을 보장하지 못해 필수적으로 써야하는 여성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파렴치 기업들의 행태, 적페 청산 차원에서 다스려야 하는 것은 아닌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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