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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처로이 바라볼 뿐 만나기 어렵나니/ 하늘이 오늘 저녁 한 차례 만남을 허락 하였다네/ 오작교는 머나먼 은하수 원망스럽고/ 원앙 베개 위 어느덧 새벽이 안타까이 다가온다네/ 인간사 모였다 헤어짐이 없으련마는/ 신선도 역시 슬픔과 기쁨이 있는 것을”(중략) 고려 공민왕 때 학자이며 명재상이었던 익재(益齋) 이제현의 ‘칠석시(七夕詩)’다. 과거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시절 이맘때면 곧잘 인용되던 시다. 그리고 이 시와 함께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오작교(烏鵲橋)다.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이곳에서 만나는 것을 비유해 이산가족 상봉을 염원해서다. 어제(28일)는 이런 절절함을 탄생시킨 칠월칠석 이었다.

예부터 칠석은 양수인 홀수 7이 겹치는 날이어서 길일로 여겼다. 이 날은 견우와 직녀의 애틋한 사랑에 대한 전설이 전해온다. “하늘나라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결혼하였다. 그들은 결혼하고도 놀고 먹으며 게으름을 피우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 살게 하였다. 그래서 이 두 부부는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애태우면서 지내야 했다. 이러한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까마귀들은 해마다 칠석날 이들을 만나게 해 주기 위하여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었다. 그것이 곧 오작교다. 그들은 칠석날이 되면 이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임을 만나 1년 동안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진다”

음력 7월이 되면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하늘이 맑고 푸르며 높다. 북두칠성은 한 쪽으로 몰아 떠있고 은하수는 금방 쏟아질 것 같다. 그 동쪽에 직녀성이, 서쪽에서는 견우성이 휘황하게 빛을 발하는데 이는 마치 서로 마주보며 정겨워하는 듯하다. 그러다가 칠석 때면 천장 부근에서 두 별을 보게 되는데 마치 일 년에 한번씩 만나는 것처럼 보인다. 옛 사람들은 이러한 별자리를 보고 ‘견우와 직녀’ 설화를 만들어낸 것은 아닌지.

오작교가 만들어진다는 칠석 전날, 평택에서 국제대교가 무너졌다. 23년전 성수대교붕괴를 연상시키는 후진국형 사고. 만약 개통이 됐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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