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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덕수궁 돌담길

‘정동길’이라고도 불리는 ‘덕수궁 돌담길’은 대한민국의 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다. 이곳은 사대문 안쪽에 위치한 덕에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양반들의 주거공간이던 곳이다. 개항과 맞물린 19세기 말엔 조선으로 들어온 외국의 공관에 이어 선교사들의 교회가 자리 잡았다. 또한 1885년 배재학당이 이곳에 자리했고 1886년 설립된 이화학당 역시 근처에 터를 잡았다. 이외에도 1895년 착공한 정동교회를 비롯해 대한민국 최초의 호텔인 ‘손탁호텔’까지 이곳에 자리했다.

길의 시작은 시청 광장을 바라보는 대한문 옆이다. 바로 아래쪽엔 남대문이 있고 경복궁은 1㎞ 남짓 떨어져 있다. 길의 반대쪽 끝은 서대문 인근까지 이어진다.백년이 넘는 건물들과 특히 고궁 따라 이어진 은행나무 길은 계절별 각각 다른 정취를 느끼게 해 예부터 많은 데이트족들이 찾는 거리로 유명하다.

봄에는 새싹이 돋아나는 푸름이 아름답고 여름에는 매미가 울어대는 그늘길이 만들어진다.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들이 쏟아져 가을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고 나뭇잎이 떨어진 겨울이 되면 하얗게 눈 내린 거리는 추운 날씨마저 따듯하게 느껴질 정도로 포근한 풍경이 연출된다. 이러한 유명세 덕분에 수많은 노래에 등장하기도 했다. 그리고 한때 이를 시샘이라도 하듯 이곳을 연인이 걷고 나면 얼마 안 돼 헤어진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옛날 이곳에 가정법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등 여러 속설이 전해지지만 찾는 발걸음은 멈추게 하지 못했다.

덕수궁 돌담길은 여전히 낭만적이다. 근현대식 건물이 가득한 역사의 거리를 걷다 보면 이곳에서 피어난 현대 문화의 흔적들도 만날 수 있다. 정동길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비석도 그중 하나다. 2008년 세상을 떠난 작곡가 이영훈을 기리는 ‘노래비’다. ‘광화문 연가’로 유명한 그는 이곳을 즐겨 찾았다고 한다.

이런 덕수궁 돌담길이 우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 올 것 같다. 어제(30일) 주한 영국대사관이 자리해 60년간 끊겼던 길 170m 중 100m 구간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더 많은 낭만과 사랑이 피어날 것으로 기대돼 반갑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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