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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로(松露)버섯은 철갑상어알, 거위의 간과 더불어 서양의 3대 진미로 꼽힌다. 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산간의 떡갈나무 숲속에서 소량 생산되는 이 버섯은 어둠속에서 개와 돼지의 후각을 활용해 땅속에서 캐낸다. 모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버섯모양이 아니라 덩이뿌리 형태다. 그리고 워낙 귀해 현금으로 만 거래되며 가격도 같은 무게 은과 맞먹을 정도로 비싸다. 지난 2010년 이탈리아에서 캐낸 600g짜리가 1억5천만원에 경매돼 세계적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검은 송로버섯을 최상품으로 치며, 이탈리아에선 흰 송로버섯을 최상으로 친다. 특이한 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송로버섯은 잘게 썰거나 갈아 셀러드, 수프의 맛을 내는데 사용된다.

서양에 송로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송이(松珥)가 있다. 가격은 비록 송로에 못 미치지만 귀하고 맛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멀리까지 풍기는 은은한 향기와 부드러운맛 때문에 예로부터 임금 진상품으로 첫 손가락에 꼽혔다. 고고한 은둔자란 별명도 있다. 깊은 산중에서 늘 푸른 소나무 밑에 몸을 숨기고 있어서 생긴 별칭이다. 채취꾼들이 자식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송이 서식지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송이는 일본이나 중국에서도 서식 하지만 한국산을 단연 최고로 친다. 중국 윈난성 등에선 당송이나 백송 뿌리에서도 자라고, 중국 장백산 근처에서도 나지만 맛과 향이 한국산을 따라오지 못해서다. 동의보감엔 송이버섯을 “고송(古松)의 송기(松氣)를 품은 버섯 중의 으뜸”이라고 적고 있다. 송이는 적송의 뿌리에서만 공생한다는 게 다른 버섯과 차이점이다. 송이를 캘 수 있는 기간은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다. 특히 추석 전후에 산출되는 양이 가장 많다. 요즘 우리의 산야에 이 같은 송이 말고도 유명 반열에 오른 능이, 표고 등 많은 버섯들이 나는 제철이다. 하지만 게 중에는 먹어서는 안되는 독버섯도 여럿 껴 있다. 최근 이런 야생 독버섯을 식용으로 잘못 알고 먹었다가 중독 사고가 나는 경우가 빈번하다. “유명버섯과 비슷한데 괜찮겠지?” 하는 ‘꿩 대신 닭’의 덫에 걸리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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