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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앞을 보고 다녀야지

 

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보행자가 늘었다. 우선은 도보로 등하교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산책로가 있는 공원 가까이에 초·중·고등학교가 있어 학생들의 모습을 다양하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가끔 마주치는 학생도 있다.

한 여학생을 여러 번 마주쳤는데 학생은 휴대폰을 보면서 걷는다. 길이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겸해 있어 자전거 통행도 제법 많은 곳인데 앞을 보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만 보고 걷는다. 마주 오는 자전거가 신호음을 울려야 조금 비켜서는 시늉을 하고는 이내 눈은 전화로 간다.

게임을 하는지 웹툰을 보는지 혼자 웃기도 하고 인상을 쓰기도 한다. 며칠 후 학생과 자전거가 부딪힐 뻔했다. 아슬아슬하게 자전거가 비켜서면서 사고는 면했지만 서로 위험한 상황이었다. 앞을 보고 다녀야지, 휴대폰만 쳐다보고 가니까 위험해지는 거라고, 그러다 큰일난다며 야단을 치고는 중년의 자전거 주인은 놀란 가슴 추스르며 자리를 떠났고 학생은 몇 마디 투덜대고는 이내 휴대폰 삼매경이다.

등하교시에 보면 이런 청소년은 비일비재하다. 옆에 친구를 두고도 서로 전화만 바라보고 걷는다. 아니면 이어폰을 착용하고 볼륨을 높여서 자동차가 경보음을 울려도 듣지 못하거나 어떤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대응하지 못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횡단보도를 건널 때 차 소리가 나도 듣지 못하는 경우 매우 위험하다. 휴대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을 느낀다는 통계결과가 실감나게 한다. 대화를 하거나 식사를 하면서도 전화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신호음이 울리면 울리는 대로 반응을 하고 전화가 조용하면 오히려 불안해한다.

산책을 하거나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도 음악이나 방송을 크게 틀어 타인에게 방해를 주거나 불쾌감을 주는 사람도 간혹 있다. 유치원생부터 어르신까지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지니고 다닌다. 물론 일상생활의 편리함이 많아 좋지만 때와 장소에 가려 사용할 줄 아는 사용자의 주의와 예의도 필요하다.

운전하면서 전화를 사용하고 심지어는 문자를 주고받기도 한다. 운전 중 휴대폰 사용은 자신은 물론 가족과 다른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불행과 위협을 가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통화하는 운전자가 내 주변에도 더러 있다.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벌점 15점에 6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적발되어 범칙금을 내야하는 부담도 있지만 적발됐다는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전화를 사용하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다보면 전방주시를 태만하게 되고 아차 하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진다.

교통사고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고 사고 위험률이 4배나 증가한다고 하며 혈중 알코올 농도 0.1%로 음주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위험상황발생시 대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고속으로 달리면서 한눈을 팔거나 운전에 집중하는 않는 것은 내 목숨을 앗아가도 좋습니다 하고 외치는 거나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휴대폰이 우리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인 만큼 때와 장소를 가려 바르게 사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늘은 높고 들녘은 풍성하다. 충분한 유산소 운동으로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구든 앞을 잘 보고 다녀야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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