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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고려인마을과 중국동포타운

 

지난 9월2일 학기가 막 시작한 첫 주에 광주 고려인마을을 찾았다. 이번에는 교양과목(세계의 한민족)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역사와 문화콘텐츠)와 대학원(에스닉타운과 지역재생) 전공과목 학생들 그리고 재한동포사회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료교수들도 함께했다. 광주로 향하는 대절버스 안에서 “왜, 최근 5만7천 명으로 늘어난 고려인동포들이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지, 또한 안산과 광주 ‘고려인마을’의 현안이 무엇인지”를 소개했다. 도착하자마자 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 바람개비아동센터, 고려FM라디오방송국과 고려인가족카페와 고려인마트, 고려인미용실, 또 여행사와 환전소 등 고려인마을의 주요 기관과 상점을 둘러보면서 연해주~중앙아시아~다시 한국으로 이어지는 고려인의 삶을 설명했다.

고려인음식을 체험한 후 우리는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기념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으로 향했다. 아시아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B2층 컨퍼런스홀 및 복도에서 개최된 고려인문화제는 ‘귀환 고려인’ 사회가 대한민국에서 함께 사는 길을 찾기 위해 열렸는데, 이날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박용수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광주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정착하고 있는 고려인들을 형제로 품어줄 것을 호소했다. 또 ‘고려인마을은 민주, 인권, 평화의 도시인 광주의 자부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녁 8시 야외 예술극장에서 열린 ‘나는 고려인이다’ 공연은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삶을 무대예술로 표현했는데, 특히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고려인 할머니들로 구성된 ‘무지개중창단’과 광주의 고려인 마을 자녀를 위한 대안학교인 새날학교 학생들의 공연은 관객 모두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 문화예술(교육)이 고려인청소년들의 한국생활 적응과 정착에 큰 유익을 줄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9월3일 오후 4시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과 바로 연결된 광명크로앙스 6층 크로앙스웨딩홀에서는 78만 중국동포사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전문 동포예술단, ‘민들레사랑예술단’의 창립 공연이 열렸다. 오랫동안 중국동포의 사랑을 받아온 이옥희 국가1급 배우가 단장이 되어서인지, 아니면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탄생일인 9.3절 명절날이어서인지 행사장은 예상보다 두 배나 되는 참가자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중국동포와 고려인동포에게 합법적인 체류의 길을 열어준 방문취업비자(H2)의 시행(2007)과 재외동포비자(F4)의 확대(2008)가 이어지면서,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만나는 대림역 8번과 12번 출구인 대림동을 중심으로 수많은 동포단체들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친목과 봉사 위주에서 점차 전문인 단체(문학, 교사)뿐만 아니라 경제단체, 심지어 정치단체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그리고 주로 일요일에 모여서 연습하고 간혹 동포행사에 나가 공연하는 아마추어 공연단체들도 생겨났다.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공연단체도 있다. 그러나 단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전문예술인들로 구성된 <민들레사랑예술단>은 동포사회뿐만 아니라 한국사회의 공연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양한 직능단체를 아우르고 있는 중국동포한마음협회, 중국동포문학회, 중국동포교사회, 한중무역협회, KC동반성장기획단 등의 전문단체들이 활동하고 있는 대림동은 이미 중국동포의 수도와 다름 아니다. 이날 ‘민들레사랑예술단’의 다채로운 창단공연을 지켜본 참석자들은 예술단의 실력에 박수를 보내면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한국사회 적응과 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도입국 동포청소년을 위한 예술교육을 주도해달라는 것이었다. 대림동을 중심으로 한 가리봉동과 구로동 등 서울 서남권 동포사회에 문화예술교육이 자생하고 확산될 수 있어야만, 대림동 중국동포타운이 동북의 조선족사회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글로벌 조선족사회를 연결하는 진정한 중국동포의 센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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