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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땅을 지키기 위해

 

나는 젊은 시절 도시생활을 하다 화성으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하면 어떤 마음을 가지고 떠났는지, 그리고 어떤 계기로 돌아오게 되었는지 잘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의 흙냄새와 가을이면 풍겨오는 포도향기, 그리고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이는 황금 들녘과 그 옆 바다에 반사되는 저녁 노을이 좋다.

우리는 편리하기 위해서 땅을 아스팔트로, 콘크리트로 덮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 답답함을 견디지 못해 주말이면, 휴가철이면 산과 바다, 계곡 등으로 흙을 찾아 떠난다. 또는 앞으로 흙과 함께 살아가리라 다짐하며 귀농을 하기도 한다.

내가 화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아직 흙이 남아 있었던 덕분이다. 화성 서부지역에 사는 주민은 이렇게 흙이 좋아서 남아있고, 앞으로 흙이 그리워서 찾아오는 이들을 위해 이 땅을 지키고 있다.

화성으로 군공항 이전을 요구하는 사람은 여기에서 왜 우리가 살아가는지 알지 못한다. 머릿속에 개발로만 가득 찬 사람들은 이 땅의 진정한 가치를 보려고 하지 않은 채 지역개발과 마을 소득 같은 것으로 사과를 문 뱀처럼 유혹하고 있다. 군공항이 그렇게 개발에 주민소득에 좋은 것이라면 왜 멀리하려고 하겠는가.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유혹에 흔들리는 주민들의 입장을 커다랗게 비추며, 또는 개발업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민이 아닌 꼭두각시의 말을 마치 화성시 이전에 찬성하는 여론인 것처럼 발표하여 주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분노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기계적인 균형 보도가 아닌 주민의 진정한 목소리일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지켜온 이 흙을 군 공항 활주로를 위한 아스팔트로, 비행기 소음으로 덮을 수는 없다. 흙이 좋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흙이 그리워서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다시 찾아오기 위한 철새를 위해 화성으로의 군 공항 이전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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