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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보존해야 할 살아있는 지구의 ‘나이테’

 

연천의 희망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

한탄강은 지금의 북한 지역인 강원도 평강군에서 발원해 DMZ를 넘어 철원을 거친 뒤 연천군 군남면에서 임진강과 합류하는 화산강이다. 과거 약 50만년 전에서부터 12만년 전까지 평강군 오리산 일원에서는 여러 차례에 걸쳐 화산이 분출했다. 이로 인해 한탄강을 따라 용암이 낮은 지대를 메우며 임진강까지 흘렀고, 오랜 세월이 지나는 동안 물줄기로 깎이고 떨어져 지금의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아름다움 외에도 한탄강 일원에는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등 선사시대부터 근현대 역사유적까지 인류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리고 그 결과, 지난 2015년 한탄강 연천 일원은 유네스코로부터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게 됐다. 연천군은 지리적으로는 수도권에 포함돼 있지만 DMZ 접경지역이기 때문에 지역의 98%가 군사보호지역으로 규제를 받고 있어 각종 개발에 걸림돌이 돼왔다. 그러나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이 천혜의 아름다운 환경을 보전하면서 연천군의 자랑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생명의 에너지가 깃든 연천의 희망,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을 살펴보자.

한반도 생성의 비밀 고스란히 간직
화산활동으로 다양한 암석·지형 존재

지질공원과 연계한 농촌관광 추진
주민에겐 정체성·애향심 제고 기여

지질공원 해설사 14명 활동 활발
국내 여러 대회서 수상 등 쾌거도

유네스코 지질공원위원 현장 점검
내달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 예정

 

 

 

 


지질공원 교육 및 관광의 메카

한탄·임진강 국가지질공원은 한반도 생성의 비밀 그리고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다양한 암석과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미국에 있는 그랜드 캐니언의 암석도 서너 종류가 전부인 데 반해 연천에는 한반도의 자연사가 고스란히 간직됐을 정도로 다양한 암석이 존재한다.

연천군의 이러한 지질명소를 보다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지난해 봄 개관한 지질공원 방문자센터를 방문하면 좋다. 이곳에서는 지질공원해설사로부터 연천군 일원 지질공원 내 지질명소(10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취향에 따라 코스를 정할 수 있다.

연천 지질공원의 가장 큰 장점은 접근성이다.

연천 및 전곡읍내에 대부분의 지질명소가 위치하고 있어 시내 인근에서 식사와 그밖의 관광명소를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지질명소로는 전곡리 유적, 재인폭포, 아우라지 베개용암,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 당포성과 임진강 주상절리 등이 있다.

또 연천 국가지질공원은 지질학적인 가치 외에도 교육 및 관광학적인 가치가 크다.

구석기 시대 유적인 전곡리 유적을 포함해 아우라지 베개용암 인근에 위치한 고구려 고분, 신답리 고분, 고구려시대 유적인 당포성, 고려의 종묘라 일컬어지는 숭의전, 근대문화유산인 연천역 급수탑과 유엔군 화장장시설까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여기에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태풍전망대와 임진강가에 있는 고구려 호로고루성, 신라시대 마지막 왕인 경순왕릉까지 함께 둘러보기가 좋다.

 



지질공원의 원동력, 지역주민

연천 국가지질공원의 원동력은 연천지역 주민들에게 있다. 한평생을 연천군 그것도 한탄강 주변에 살았음에도 한탄강의 가치를 알지도 못하고, 알려하지도 않았던 지역주민들에게 지질공원은 지역민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해주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지역의 지질, 생태, 역사, 문화 등 자원의 가치를 알고 이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협력하는 기회가 됐다.

먼저 연천 10여 개소의 농촌체험마을을 중심으로 기존의 농촌체험에 지질 및 역사문화에 대한 교육·체험요소를 추가해 연천군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질마을로 선정된 청산면 궁평리의 푸르내 마을과 연천읍 고문리의 가사평 마을은 관광상품과 새로운 민박개념인 B&B 개발에 나서는 중이다.

그동안 논과 밭에 뒹굴던 흔한 현무암 돌멩이들 역시 돌담으로 변신해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존 농촌체험마을 협력체인 농촌관광CB센터는 올해 ‘구석구석 여행사’라는 관광 전문여행사를 출범시켜 기존 농촌관광에 지질공원 교육 및 관광프로그램을 접목시켜 추진중에 있다.

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지역에 대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강한 애착심과 자긍심으로 연천군 지질공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질공원의 꽃 연천군 지질공원해설사

흔히 지질공원해설사는 지질공원의 꽃으로 비유된다. 연천군에는 현재 14명의 지질공원해설사가 활동중이다. 그 중 연천 전곡리 유적 지질공원 방문자센터와 재인폭포 탐방센터에서는 상시해설 중인 지질공원해설사를 만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된 지 이제 5년 남짓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지질공원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는 낮은 상태다. 따라서 지질공원해설사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같은 명소라도 안내하는 사람에 따라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인 가치와 더불어 생태, 역사, 문화 등이 어우러져 있기에 해설의 난이도도 다양하다.

이에 연천군은 지질공원해설사들의 역량을 강화하고자 매달 전문가를 초청해 각 분야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일에서 8일까지는 약 200명의 전국 해설사가 참여한 가운데 강원도 정선에서 제4회 국가지질공원해설사 경연대회가 정선에서 열렸다. 여기에서 연천군 지질공원해설사가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실시된 지질공원 교구·교재 시연대회에서도 연천군 해설사가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네스코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인증 추진

2015년 말 수도권에서는 유일한 국가지질공원 인증에 이어 이번에는 한탄강을 함께 하고 있는 철원까지 더해 경기도와 강원도 그리고 연천, 포천이 손을 맞잡았다. 이는 2016년 경기도-강원도 상생협약에 따라 속도를 더하고 있다.

올해 2월 경기도가 발주한 ‘한탄강 세계지질공원 학술용역’에 따라 내년 7월 인증의향서 제출에 이어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이들은 2019년 유네스코 심사 및 실사, 2020년 인증을 목표로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유네스코 지질공원위원을 초청해 연천군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사전 현장점검을 실시한 바 있다.

이제 연천의 지질공원이 세계 인류가 함께 보전하고 활용할 우리의 소중한 유산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연천=김항수기자 hangsoo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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