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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 “언니들 돌아와 다행이에요 이제 따뜻한 곳서 편히 쉬세요”

 

세월호 희생 故 조은화·허다윤양, 단원고서 ‘눈물의 하굣길’

재학생 200여명 운구행렬 맞이
3년반만에 마지막 등교 교실 들러
유족·학생들 복도서 울음바다

“너를 목숨보다 사랑하는데…
너 보내주기 싫은데 미안해”
은화·다윤양 어머니 내내 오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중 단원고 학생 조은화·허다윤 양의 유골이 3년 반만에 모교로 돌아와 후배들과 작별을 고했다.

은화·다윤양의 유골은 25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이별식에 이어 오전 11시 30분쯤 모교인 안산 단원고를 찾았다.

학교 정문에서 건물까지 올라가는 등굣길 양쪽에는 운구행렬이 도착하기 전부터 재학생 200여명이 둘의 등교를 기다렸다.

학생들은 손에 “언니들이 돌아와서 기쁩니다”, “더는 추운 바닷속에 계시지 마시고 이제는 따뜻한 곳에서 편히 쉬세요” 등의 가슴 아린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고 이들을 맞았다.

영정을 든 은화 양의 오빠, 다윤 양의 언니 뒤로 유족과 지인, 학교 관계자 등 100여명이 교실이 있는 건물 안으로 줄지어 들어갔다.

가족들의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걸음을 떼던 은화·다윤 양의 어머니는 교실에 이르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고, 이내 2학년 교실 앞 복도는 울음바다로 변했다.

잠시 교실 곳곳을 둘러본 은화·다윤 양의 어머니는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딸의 후배들에게 할 말이 있다며 마이크를 잡았다.

은화 양 어머니 이금희씨는 “수학여행을 떠나는 딸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친구들과 잘 지내라고만 했지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못 했다. 엄마 아빠는 은화를 목숨보다도 더 사랑한다”면서 흐느꼈다.

이어 “우리 은화는 수학을 좋아했다”며 “내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도 아끼지 말고 표현하면서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다윤 양 어머니 박은미씨는 “다윤아, 네가 좋아하던 학교에 왔어. 너 보내주기 싫은데 미안해”라며 재학생들에게는 “엄마 아빠 많이 안아드리고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달라”고 말했다.

40여분 간 학교에 머문 은화·다윤 양의 운구행렬은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의 배웅 속에 수원 연화장으로 향했다.

연화장에 미리 도착해 장의차량을 기다리고 있던 유족의 지인과 교인들은 운구차량 트렁크가 열리자 찬송가를 부르며 이승에서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화장 한 시간여 만에 유골함에 담겨 가족 품에 안긴 은화·다윤 양의 분골은 다른 세월호 희생자들이 잠든 화성 효원납골공원에 안치됐다.

/안산=김준호·김홍민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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