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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무원 임용시험 중 화장실 갈 수 없다고?

‘이태백’이란 말이 있다. 20대의 태반이 백수라는 뜻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청년들은 사상 최악의 구직난을 겪고 있다. ‘헬조선’이란 말도 회자되고 있다. 일자리를 잡을 수 없으니 연애도 못한다. 더욱이 혼인해 가정을 꾸리고 육아를 하고 집을 마련할 엄두는 낼 수 없다. 이런 것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삼포세대’ ‘칠포세대’라는 말도 나왔다. 지금 우리나라에 공무원시험 열풍이 불고 있다. 공직을 폄하하는 건 아니다. 다만 보다 원대한 꿈을 갖고 미래로 세계로 뻗어나가야 할 청년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는 경기불황과 고용 한파 속에서 공직이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7·9급 공무원 시험에는 429명 뽑는데 자그마치 10만6천186명이나 몰렸다고 한다. 이중 9급 공무원 경쟁률은 사상 최고치로 무려 301.9대1이었다. 지난 23일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치러진 2017년도 지방공무원 7급 공채 필기시험에도 222명 선발에 2만8천779명이 지원했다.(평균경쟁률 129.6대 1) 지난 7월 정부가 앞으로 5년간 공무원 17만4천명을 추가 선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시험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밤낮없이 공부하는 공시족들의 마음고생은 겪지 않아도 알만하다.

그런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애환이 있었다. 바로 시험장에서의 용변 문제다. 그동안 공무원 시험 도중 응시생은 화장실에 갈 수 없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남자는 시험장 뒤편에서 선채로 소변을 봐야 했다. 여자는 우산 등으로 가림막을 친 채 비닐 봉투에 소변을 볼 수밖에 없었다. 혹시 급하게 설사가 나서 시험장을 벗어나 화장실에 가면 시험장 재입실이 허용되지 않는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화장실에 가면 시험장에 재입실할 수 없다는 것도 그렇지만 시험장 뒤편에서 소변을 봐야 한다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인 것이다.

이에 수원시가 설립한 수원시 인권센터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시험 중 화장실 사용 허용을 권고했다. 이에 수원시는 그해 7월 경기도에 제도개선 요구 공문을 발송했고, 도는 행안부에 건의했다. 이와 함께 수원시 인권센터는 9월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를 피진정인으로 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그 결과 23일 치러진 7급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응시생들이 시험 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지극히 당연한 조치가 앞으로 모든 공시생들에게 확대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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