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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 김동휘 선생 그리고 한국등잔박물관 20주년

한국등잔박물관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능원리에 있는 한국등잔박물관엔 우리 조상들의 밤을 밝히면서 크고 작은 사연을 간직한 등잔, 촛대, 서등, 제등 등 다양한 전통 등기구가 전시돼 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의 독특한 시설물 가운데 하나인 공심돈을 옮겨온 듯한 형상의 박물관은 모두 3층인데 지상 1층과 2층은 주 전시실, 3층은 특별전시실이다. 이 박물관은 지난 1997년 문을 열었다.

의사이자 사진작가로서 수원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른이었던 수원 출신 고 김동휘 선생(1918-2011)은 사비를 들여 평생 옛 등기들을 수집했다. 그리고 자신이 운영하던 수원의 보구산부인과 병원 2층에 등잔 전시장을 설치했다. 선생의 등잔수집 소문이 널리 퍼져 여러 차례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1968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과 함께 두 차례 공동특별전을 개최했으며 1971년에는 등잔으로만 단독으로 당시 수원여성회관에서 전시회를 했다. 1991년 가을 롯데월드에서 소장품전을 열었는데 인기가 높아 전시기간을 두 달이나 연장했을 정도였다.

앞에서 선생을 ‘수원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른’이라고 했는데 실제로 수원문화원 기초를 다지고 수원예총, 그리고 화성문화재단(현 수원문화재단의 전신) 등을 창립함으로써 지역문화·예술계에 끼친 공적은 실로 지대하다. 그런 선생은 전 재산을 쏟아 부어 등잔박물관을 만들었으며 이를 재단법인으로 만들어 사회에 환원했다. 존경받을 만한 일생이었다. 선생은 생전에 이런 말을 했다. “쓰임, 유래, 제작과정, 이 물건을 중심으로 한 당대 사람들의 생활방식, 역사적(민속적) 의미 등을 알게 되면 분명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등잔도 고려청자나 김홍도의 그림만큼 귀중하게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라고.

2011년 선생이 세상을 떠난 뒤 아들 김형구씨가 그 유지를 이어받아 관장으로서 박물관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70대 중반인 김 관장은 박물관을 중심으로 한 사회활동과 전시, 교육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등잔의 문화 콘텐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입체적인 활동은 주목 받고 있다. 이번엔 20주년을 기념해 이달 29일까지 아카이브 전시 ‘한국등잔박물관 20년-1997년, 그 날’을 개최하고 있다. 등잔을 통해 옛 선조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교육의 장인 한국 등잔박물관에 정부와 경기도, 용인시는 물론 국민 모두 더욱 각별한 애정을 갖고 살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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