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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노벨상(Ig Nobel Prize)’이란 게 있다. ‘이그’는 ‘있을 것 같지 않은 진짜(Improbable Genuine)’의 약자다. 현실적 쓸모에 상관없이 발상의 전환을 돕는 이색적인 연구에 수여하는 상이다. 미국 하버드대 유머과학잡지에서 과학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해 1991년 제정한 일종의 ‘패러디 노벨상’이다. 알려진 바로는 노벨상의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친척 이그나시우스(Ignatius) 노벨의 유산으로 이 상을 창립했다고 한다.

매년 노벨상 발표 한 달 전쯤 수상자를 발표 하는데 부문은 평화·생물학·의학·수학·경제 등 10개다. 수상자들은 트로피와 함께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쓰이지 않는 ‘짐바브웨 달러’로 10만 달러(미국돈 40센트의 가치)를 상금으로 받는다. 반면 시상식 참가비는 각자 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부 과학계에서 과학을 희화화한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진짜 노벨상 수상자들이 기꺼이 논문 심사와 시상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일반인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지난 9월14일 “커피 든 잔을 들고 뒤로 걸을 때 컵 속의 액체 슬로싱(sloshing·용기의 진동에 따라 액체가 떨리는 현상)을 연구한 한국인 한지원씨가 ‘이그노벨 유체역학상’을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다. 물론 이상을 받은 한국이 한씨가 최초는 아니다. 1999년 향기 나는 양복을 개발한 코오롱의 권혁호씨가 환경보호상을, 통일교 문선명 교주는 대규모 합동결혼을 성사시킨 공로로 2000년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같은 해 평화상은 최음제 성분을 넣어 상대 병사들 간 동성애를 유발해 사기를 떨어뜨리게 한다는 ‘게이 폭탄’ 개발 계획을 추진한 미 공군 라이트연구소가 수상해 세계적 웃음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밖에 널리 알려진 ‘머피의 법칙’ 창안자인 에드워드 머피는 사후(死後)인 2003년 공학상을 받았다.

최근 노벨상 시즌을 맞아 MB정부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 계획이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져 정치권이 뜨겁다. 이 시기에 흉내 낼 수 없고 흉내 내서도 안 되는 연구에 주어진다는 ‘이그노벨상’이 생각나는 것은 왜 일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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