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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이번엔 다르게’ 국악인도 공직자도 한뜻

 

‘국악 페스티벌’ 공연 명칭

‘국악이 바람이 난 날’로 바꾸고

트로트·팝송·비트 등 파격 시도

색다른 국악 공연 준비 신바람

지루하다는 편견 깨지길 소망


오는 21일 토요일 오후 1시 수원시 광교 호수공원 마당극장에서는 특별한 국악 공연 ‘국악이 바람이 난 날’이 열린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주최하고 경기신문이 후원하는 이번 행사의 기획을 맡으며 연출자와 출연진, 직원들에게 몇 가지 주문을 내놓았다.

한복 입고 우아하게 공연하지 말 것. 트로트, 팝송, 비트 등 파격을 시도할 것. 홍보 이미지는 섹시하지 않되 과감하고 도발적이지 않되 강렬하게 제작할 것. 주문에 따라 ‘국악 페스티벌’이었던 공연 명칭도 ‘국악이 바람이 난 날’로 바꿨다.

포스터에 실린 이미지도 그렇게 제작됐다. 국악 대중화를 목적으로 하는 공연이니 대중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의도였고 침체된 국악을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국악인들과 공직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국악인들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공직자들은 내부 논의를 거치더니 결국 “이걸로 가자!”며 힘을 실어줬다.

정통 국악을 고수해 온 국악인들도, ‘모범 규격’을 중시하는 공직자들도 ‘이번엔 다르게’를 선택한 것이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인간문화재 전수조교는 “우리가 매일 정통 공연만 하잖아요. 선생님들께 배운 게 그거니까. 그렇게 하면서도 이걸 대중들이 이해할까 걱정 했죠. 그리곤 대중이 국악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푸념을 했던 거예요. 정통 국악은 그것대로, 대중과 호흡하는 국악은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는데 말이죠”라고 반겼다.

공직자들은 “공연의 콘셉트가 색다르고 대중과 호흡을 우선시 하니 의전 절차도 모두 없애자”고 한발 더 나아갔다. 공연을 하는 국악인들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공직자들 모두 색다른 국악 공연에 ‘신바람’이 났다.

‘국악이 바람이 난 날’은 이렇게 준비됐다.

이번 공연은 오후 1시부터 버나 돌리기 사자탈 쓰기 등의 체험으로 시작된다. 오후 2시부터는 1부 길놀이가 시작돼 공연장 인근 주민들과 산책 나 온 나들이객들을 상대로 그야말로 길거리 공연을 한다. 오후 3시에는 길놀이 패가 무대로 입장해 흥을 고조시킨 뒤 2~4부 공연을 이어 간다.

정통 국악을 전공한 젊은 소리꾼들이 반바지에 티셔츠 차림으로 경기민요를 부르며 관객의 박수 속에 구성진 트로트도 불러본다.

관객들은 국악인의 성대를 통해 나오는 트로트가 신선하고 신명난다는 걸 느낄 수 있고, 이내 국악은 ‘먼 나라 음악’이 아니라는 걸 깨달을 수 있다.

젊은 소리꾼들에게 한복이 아닌 자유 복장을 입히고 레퍼토리에 트로트를 넣은 이유는 간단하다. ‘한복 곱게 차려입고 어려운 노래를 하는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길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친숙한 노래를 부를 줄도 아는 우리 딸, 아들’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어 천사 같은 복장으로 나타난 퓨전 국악연주단이 가야금과 해금으로 민요는 물론 멋들어진 팝송 메들리까지 연주한다. 우리 악기로 연주되는 팝송의 선율은 이 가을 낭만의 정수가 될 것이다.

판소리와 어우러진 비트, 비보이의 공연에 가서는 관객들이 어깨를 들썩이며 환호성을 지르게 된다. 락밴드 공연 못지않은 열광도 나올 것이다.

국악은 재미없고 지루하다는 편견, 국악은 늙었다는 편견 등이 ‘국악이 바람이 난 날’을 통해 깨지길 바래본다. 그것이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국악인들의 소망이자 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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