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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우리 축구 가슴속에 새겨둔 하나의 력사

100일간 다큐 촬영… 연변TV 제1채널 통해 ‘연변 축구 100년을 기념하며’ 방송

 

연변 축구는 ‘내 마음속의 고향’이다. 연변 축구는 ‘가족’과 같다. 연변 축구는 ‘생활의 일부’…

연변 축구가 가져다주는 의미를 두고 다양한 답변이 쏟아져나왔다. 우리 민족의 삶에서 빠짐없이 등장했던 것이 축구이며 우리의 희로애락을 함께 해온 것 역시 축구를 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혈연과 시대를 뛰여넘는, 이 변함없는 축구 사랑의 정체는 무엇인가.

연변대학 예술학원 박영일 교수와 채빈 교수도 못 말리는 연변 축구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두 주인공이다. 이들은 끈끈한 사생간의 정으로 똘똘 뭉친 14명의 다큐 촬영, 제작팀을 새롭게 구성, 연변 중화문화촉진회와 주체육국의 기획에 따라 100일간 선조들이 일궈온 연변 축구의 자랑스러운 력사와 미래를 책임질 축구 꿈나무들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충분한 해답을 찾아내기 위해 힘썼다. 진한 감동과 여운 깊은 울림을 선사했던 그 순간들이 지난 8일 연변TV 제1채널을 통해 방송되였던 다큐멘터리 ‘축구의 고향-연변 축구 100년을 기념하며’에 고스란히 담겼다.



■ 연변 축구 력사의 산증인들을 만나다

연변 축구 력사의 산증인들이 기억하고 있는 연변 축구를 기록해내기 위한 100일간의 려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두 발로 직접 뛰여다니며 얻은 가치는 실로 엄청났다.

연변 축구의 한 세대를 주름잡았던 전 축구팀 박만복, 허명룡, 고종훈 선수는 물론 전 8·1팀 박광철 선수, 이외에도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릴 만한 화제의 인물들이 대거 등장해 대대손손 이어지고 있는 연변 축구의 남다른 리면을 말해주었다.

“60호밖에 안되는 마을, 더우기 40명밖에 안되는 학생들 가운데서 조선족 출신의 국가팀 대표 선수가 한명 탄생했다고 한다. 그 분이 바로 박만복 선생님이다. 갈비는 끊어져도 몸은 들이댔다고 말했던 허명룡 선생님의 말도 큰 여운이 남는다. 지금의 기술에 예전의 용감함과 완강한 정신을 결합하면 최고일 거라며 힘주어 말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매 한분에게서 들은 에피소드들만 모아도 며칠밤을 지새울 것이라는 채빈 교수는 그 과정에 얻은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축구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연길인민방송국 아리랑방송의 리은희 편집도 이에 한마디 덧붙인다.

“축구에 관심이 없던 사람도 축구팬이 되게끔 이끄는 것이 연변 축구의 매력이다. 특히 작품에 함께 참여하면서 느낀바가 있다면 유구한 력사를 자랑하는 연변 축구가 우리에게 남겨준 것은 단순히 즐기는 스포츠가 아닌 민족의 자부심이고 얼굴이라는 것이다.”



■ 귀한 손님대접, 빛났던 축구 원로의 족적

‘우리만의 다큐를 만들자.’

이는 다큐팀 팀원들의 일치한 생각이였다. 연변대학 조선-한국학학원 정성희와 로국화 학생이 선뜻 이 팀에 합류하기로 한 리유도 이 때문이다. “조선족으로서 우리 민족의 축구 력사를 알아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 둘은 축구 선수들도 다큐를 보면서 더욱 힘을 내주기를 기대했다.

비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인지라 역할과 구성이 뚜렷하지 않았고 제작과정에 부딪치는 어려움도 단연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촬영에 반드시 필요한 여러 장비들도 학교와 학생들의 손을 빌어 비로소 해결된 것이다. 하지만 한마음한뜻으로 모여진 그들의 진심이, 그리고 헌신적인 노력이 주변 사람들을 감동케 했고 그들을 움직인 원동력이 되였다. 축구 원로들이 몸과 열성을 다해 쌓아온 연변 축구의 긍정적인 이미지도 크게 한 몫 했다.

전 중국축구팀 척무생 감독은 박영일 교수의 취재요청을 선뜻 받아준 것은 물론 한가족처럼 반갑게 맞아주며 연변 축구에 대한 예찬론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연변 축구는 선배들이 그만큼 잘 해왔기에 후배들도 잘한다”는 말도 어김없이 전하며 말이다.

전 주체육국 임종현 국장을 비롯해 룡정 3·13기념사업회 리광평 회장, 전 연변대학 체육학원 김룡철 교수 등 발길이 닿는 곳마다 한마디라도 더 보태주려고 애썼던 이들도 존재했다. 이에 팀원들은 주변엔 언제나 좋은 사람들로 넘쳐나 든든한 뒷심이 되어주었다며 자신들이 바로 그 ‘행운의 아이콘’이라고 말했다.

/민미령·황련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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