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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스페인 카탈루냐

스페인 프로축구 ‘라 리가’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간 대결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그 이유는 스페인 역사를 보면 쉽게 납득이 간다. 주도가 바르셀로나인 카탈루냐는 수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한 카스티야와는 역사 민족 언어 문화적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그럼에도 15세기 무렵 지중해 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카탈루냐는 카스티야와 아라곤의 통일왕국에 편입된다. 그러자 과도한 세금과 자치 규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1640년과 1705년 두 번의 독립전쟁을 벌였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한 패배로 이어져 마침내 스페인에 합병되고 만다.

특히 230여년이 지난 1936년 발발한 스페인 내전은 카탈루냐와 카스티야에게 더욱 씻을 수 없는 앙금을 남겼다. 카스티야의 독재자 프랑코에 맞선 공화파들이 카탈루냐로 집결했지만 다시 패배를 맛보았기 때문이다. 독립이 좌절된 내전 당시 상황은 조지 오웰의‘카탈로니아 찬가’헤밍웨이의‘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 잘 묘사돼 있다.

8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카탈루냐는 수없이 독립을 외치고 있다. 카스티야가 중심인 스페인 중앙정부와 끝없는 갈등도 야기되고 있다. 이같은 카탈루냐와 카스티야 간 갈등은 한·일 간 감정보다 절대 덜하지 않다는 것이 국제사회 시각이다. 심지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스페인의 8강전. 승부차기 끝에 한국이 승리하자 스페인에서 환호성을 지른 사람들이 카탈루냐 주민들이고,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도 스페인 선수가 아닌 상대국 선수를 응원한 사람들이 그들이라는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국제정치적으로 ‘지역주의’를 말할 때 영국 스코틀랜드, 프랑스 바스크·코르시카, 이탈리아 사르데냐, 스위스 제네바, 독일 바이에른 등과 함께 빠지지 않는 곳이스페인 카탈루냐다. ‘건축의 성자’라는 안토니 가우디와 전설적인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의 고향이며 스페인 속에 비(非)스페인으로 정평이 나있는 인구 750만명의 카탈루냐가 연일 독립을 외치며 중앙정부와 마찰중이다. 이 과정에서 어제 자치권을 박탈당했다. 반발은 대규모 규탄시위로 이어지고 있다. 스페인이 어떻게 지혜를 모을지 궁금하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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