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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공포의 반려견

개는 인류 최초의 가축이다. 개를 길들인 것은 BC 1만년께다. 개의 조상은 늑대나 이리, 자칼로 추정된다. 그러나 두개골 치아 등에 차이가 있어, 별도 종(種)이라는 주장도 있다. 개는 세계 어디든 분포하고, 다양한 교배로 400종이 넘는다. 그래서 그런지 개는 친밀하지만 야생성이 남아 있다.

하지만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어서인지 개와 관련된 감동적인 사연들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던 ‘오수의 개’이야기다. 고려시대 최자가 지은 ‘보한집(補閑集)’에 근거를 둔 실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전북 임실에 사는 김개인은 이웃 동네 잔칫집에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던 길에 풀숲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마침 들불이 번져 주인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개는 냇물로 내려가 온몸에 물을 묻혀 주위를 축축하게 적시었다. 사력을 다해 물가를 오가던 개는 지쳐 죽었다. 뒤늦게 깨어난 주인은 감동한 나머지, 장사를 지내고 지팡이를 꽂아 표시했다. 이 지팡이가 자라났고 이 곳을 오수(獒樹)라고 불렀다.”

뿐만 아니라 주인을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생명을 다했다는 일본의 ‘하치’. 영국의 여류소설가 위다가 구전을 정리한 ‘플란더스의 개’ 버림받은 자신을 데려다 키운 소년과 함께 생사를 같이 한 ‘파트라슈’ 등 눈물겨운 얘기는 각 나라마다 부지기수다.

물론 모든 개들이 그런 것은 아니다. 주인에게 순종은 잘하지만 대부분의 개들은 얌전하지 않다. 침을 흘리고 집안을 어지럽히는등 말썽을 피운다. 그러나 쫓아다니면서 귀찮게 하는 개를 통해 가족들은 외로움과 갈등에서 벗어나 하나가 된다고 해서 반려견이라 하고 식구 취급을 한다. 고령화 저출산 이혼 등으로 1인 가구가 늘어나 요즘은 어딜 가든 반려견과 함께하고 싶다는 사람도 크게 늘고 있다. 반려견수 460만마리에 관련 산업만도 연간 5조원에 육박한다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비호감’ 주민과의 마찰도 잦다. 또 반려견에 물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해만도 2000건이 넘을 정도다. ‘반려견의 공격’으로 목숨까지 잃는 현실, 주인의 관리의무와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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