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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민 두번 죽이는 격 비행장 건설 용납 못한다”

수원 군공항, 화옹지구 이전 추진 끝 없는 갈등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 후 8개월 지나
화성시·주민들 이전 저지 결의 다져

매향리 주민 전투기 소음 경험 ‘민감’
“국방부 일방적 결정” 거센 반발

이전 땐 화성 대규모 사업 무산 우려
“수원, 개발이익금 지원으로 사탕발림”


지난 2월16일 화성시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국방부가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화성시 화옹지구 인근을 선정발표했기 때문이다.

공무원들은 물론 시민들은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순간 경직됐다.

이후 화성시와 해당 지역주민들은 곧바로 반대 성명을 내고 국방부와 수원시의 이전계획 반대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면서 사업추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리고 벌써 8개월이 지났다.

언제까지 긴 싸움을 해야할지 예측할 수 없지만 화성시와 주민들은 끝까지 수원 군 공항 화성이전을 막아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화성시와 시의회, 화성 서부권지역 주민들과 정치인들은 국방부 발표이후 연일 국방부를 찾아 대규모 반대 집회를 펼쳐오고 있다.

또 관내 주요 도로변과 고속도로 진·출입로 등지에 ‘수원 전투비행장 화성시 이전 반대’라고 쓰인 깃발과 가로기 400여 개를 설치, 화성시와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화성시 화옹지구에 오는 2024년까지 기존 비행장의 2.7배 규모의 군 공항을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화성시와 지역 주민들은 국방부가 대형 개발을 앞두고 있는 화성지역의 실정을 고려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의 태도를 보인다며 비판하고 있다.

소음문제도 큰 이유다.

화옹지구 매향리 주민들은 1950년부터 2005년까지 55년 동안 고막을 찢는 전투기 소음으로 난청에 시달리며 살아왔기 때문에 소음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들 주민들은 “우리를 두 번 죽이는 비행장 건설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는 국방부의 일방적인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방부가 수원 군 공항 건설을 추진하는 이 화옹지구는 에코팜랜드 말산업단지 등 서해안의 경제 해양레저산업 개발을 위해 국토부가 지난 2016년까지 10여 년 동안 국비 6천700억원을 투입해 개발해온 곳이다.

지난 2015년 맥킨지가 향후 10년 뒤 세계 4대 부자도시에 화성시가 포함될 것으로 예측한 것도 이런 이유다. 당시 CNN이 이를 보도까지 하면서 큰 화제가 됐다.

대학의 도시계획을 가르치는 교수 등의 전문가들 역시 중국과 가까운 쪽 바다를 끼고 있는 화성시에 대해 226개 지자체 중 세계적인 국제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성장발전도시라고 인정했을 정도다.

이는 화성시의 발전이 곧 동북아시대를 맞는 국가경쟁력과도 이어진다는 말과 같다.

그런데 군 공항이 이전되면 소음공해 등으로 개발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게 문제다.

게다가 화성 서남부권은 해양관광벨트와 남양 향남 송산 택지개발, 유소년 야구장, 에코팜랜드, 매향리 생태공원 등 여러 가지 다른 대형개발 사업들도 추진되고 있어 군 공항이 들어오게 되면 모든 개발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예산이 낭비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군 공항 예정부지인 화옹지구가 군 공항 입지요건으로도 적절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2013년 경기연구원이 비공개로 작성한 ‘수원군공항 이전방안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수원 군 공항 이전 후보지인 화성호 간척지는 군 공항 입지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공항과 오산비행장의 비행공역 및 관제권 등이 겹쳐 항공기의 충돌 위험이 있고, 이곳이 철새도래지라 항시 항공사고가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염무와 해무로 인한 항공기 결함 증가와 표피 부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된 상태다.

이런 상황으로 볼 때 수원 군 공항의 화옹지구 이전은 안보적 차원이나 효율성면에서 이용가치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수원시는 군 공항이 떠난 자리의 개발 이익금으로 군 공항 이전 비용을 대고, 화성시에도 지원을 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쏟아내며 화성시와 서부권 주민들을 우롱하고 있다.

또 군 공항 이전 예정지 인근인 우정읍 조암리 일대에는 대형병원과 대학교, 호수공원 등 다양한 시설을 설립해 지역주민과 이주민, 산업단지 근로자, 군 장교 등이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매향리에 있는 유소년야구장 주변을 관광벨트로 구축하고, 서신 마도 송산면 일대에는 복합곡물단지와 원예단지, 농업체험장 등을 조성하는 화옹 발전방안도 제시했다.

이밖에도 주요 간선도로와 고속도로, 철도 등 도시기반시설을 확충, 화성시의 동서부가 균형있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그러나 수원시가 수원 전투비행장 이전사업비 7조원을 조달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물론 민간기업에서 5조원을 투자받는다고 하지만 앞으로 불확실한 부동산 경기에 민간기업이 5조원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투자할지가 의문이다.

사업실패 시 모두 수원시의 빚이 되고, 결국 고스란히 수원시민들의 빚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원시가 이런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군 공항 이전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원시는 군 공항 이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화성시의 개발을 돕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수원시는 사탕발림 그만하고 군 공항 이전을 철회하라”고 성토하고 있다.

채인석 화성시장도 “수원 군공항 화성 이전 절대 불가론을 앞세우며 정치 생명을 걸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수원 군공항의 화성 이전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며 굳은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화성시의회 의원들 역시 “수원시가 수원전투비행장 이전을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됐다고 호도하고 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며 수원시가 밝힌 소음 영향도 분석 역시 허구”라며 “비행장이 들어온다는 화옹지구 주변을 개발시키겠다는 발상도 말도 안되는 억지”라고 강조했다. /화성=최순철기자 so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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