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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생명 불어넣어 새 가치 창출… 푸드판타지 세상을 열다

2017 소상공인지원사업 ④
용인 푸드 판타지(Food Fantasy)

 

 

대학생 때 교수 제안으로 음식공부
대학 교단 떠나 2009년 회사 설립
기획부터 후원까지 직접 모든 작업

교육기관 사라져 인력 부족 야기
道 문 두드려 기술훈련지원금 받아
푸드애널리스트 자격증 과정 공부

기획부터 교육까지 전 분야 아우르는
‘푸드 에이전시’로 성장시키고파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회사로 도약”


최근 쿡방(요리하는 방송 프로그램)·먹방(먹는 방송 프로그램)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람들이 다양하고 멋스러운 음식을 자주 접하면서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맛’을 보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 눈으로 보고 오감으로 느끼는 ‘멋’으로 음식문화의 트렌드가 변화, 이와 관련된 직업인 푸드스타일리스트, 푸드코디네이터의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지금에야 이러한 직업들이 귀에 익숙하지만, 과거에는 이런 이름조차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

2009년 설립돼 ‘음식을 통해 판타지를 창출한다’는 비전으로 창의적인 푸드 스타일링과 디렉팅(Styling&Directing)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푸드 판타지(Food Fantasy)’의 유한나(38) 대표(사진)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중심에 서 있다.

연성대학 호텔 외식경영 겸임교수이기도 한 유 대표는 현재 방송, 광고, CF, 홈쇼핑은 물론 외식창업 컨설팅 및 메뉴 개발, 영상 제작까지 음식과 관련된 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은 푸드스타일리스트다.

현재 그가 이 위치에 있기까지는 그만큼의 피와 땀이 섞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어릴 적부터 4대가 함께 사는 대가족제도 하에서 자란 유 대표는 설이나 추석 명절 등 가정 대소사 때면 할머니나 어머니가 어김없이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레 음식을 접하게 됐다.

경기대학교 진학 후 디자인공예학부 장신구디자인을 전공으로 삼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고 있던 그에게 담당 교수는 재능이 있는 음식 분야에서 일해 보기를 추천했다.

“1~4학년 연합 모꼬지(MT)를 가면 룸 하나를 빌려 제가 음식을 도맡아 할 정도였어요. 이러한 모습을 눈여겨 본 교수님이 음식 쪽으로 가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하셨죠.”

그는 교수의 추천으로 우리나라 1세대 푸드스타일리스트라 할 수 있는 조은정 선생을 스승으로 삼고 가르침을 받았다. 당시 조은정 선생처럼 1세대라 불리는 푸드스타일리스트들은 1980년대 후반부터 활동을 했지만, 직업의 명칭이 정의돼 있지 않은데다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극히 적었다.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직장 생활이 맞지 않았던 그에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색다른 작업을 하는 푸드스타일리스트는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동 대학교에서 식공간연출학과 석·박사를 마친 그는 2003년부터 관련 분야에서 일을 시작했다.

“푸드 판타지를 설립해 사업자로의 길을 걷게 된 것은 2009년부터였어요. 초반에는 부산 소재 대학교 전임교수를 2년 6개월 정도 맡다 보니 사업이 불가능했죠. 부산에서 용인으로 와서 결혼을 하고, 첫째 아이를 출산한 후 사업을 본격 시작하게 됐어요.”

푸드스타일리스트 2.5세대 또는 3세대 정도 된다고 말하는 유 대표가 보유한 7개의 자격증은 모두 자격증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취득한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뛰어들었던 분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 보니 그는 사업에 필요한 모든 작업들을 직접 몸으로 부딪혀 이뤄냈다.

“기획안을 직접 써 일일이 기자들을 만나 저서에 대한 홍보를 부탁했고, 인사동에서 열렸던 전시회 지원금도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 받아내기도 했어요. 방송 출연도 다 직접 뛰어다니면서 이런 식으로 했죠. 20대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는데, 이들에게 ‘두드리고 찾으면 길이 생긴다’을 얘기를 자주 해주고 있어요.”

유 대표는 특히 푸드스타일링 클래스 의뢰를 자주 받는데, 그 이유로 푸드스타일링을 배울 수 있는 대학교 등 교육기관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를 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푸드스타일리스라는 직업의 매력이 없다기 보단 초기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4대 보험료가 산정되는 직장에 취직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당연 취업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교육기관의 감소는 이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인력 부족 현상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직접 농사를 지어 인력을 양성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한 그는 교육사업에도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유 대표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문을 두드려 소상공인지원사업의 기술훈련지원금을 받게 된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이 지원금을 통해 현재 음식평가교육개발원에서 진행하는 한국 푸드애널리스트 자격증 과정(1기)을 밟고 있다. 푸드애널리스트는 음식점 정보는 물론 음식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단계적으로 배우고, 이를 이용해 레스토랑에서부터 외식산업의 전반적인 내용을 분석 평가하는 전문가다.

“푸드애널리스트는 ‘음식해설가’라 할 수 있어요. 음식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음식마다 스토리를 어떻게 입히느냐, 음식과 음식 사이의 유기적인 결합을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음식의 가치가 달라져요. 푸드스타일리스트에 푸드애널리스트를 접목시킨다면 교육을 함에 있어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유 대표는 현재 운영하는 푸드 판타지를 개인 스튜디오 개념이 아닌 회사로서의 시스템을 갖춘 푸드 에이전시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획에서부터 디렉팅, 디자인, 인쇄, 교육사업까지 음식과 관련된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는 회사로 키운다는 포부다.

이런 이유에서 푸드 판타지는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견적서, 촬영리스트, 제품리스트, 타임테이블 등 관련 서류가 많은 편이다. 서류를 통해 다른 실무자들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유한나 대표는 “푸드스타일리스트가 운영하는 회사가 대부분 개인 스튜디오 개념이다 보니 대표나 실무자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유지된다면 업계 발전 및 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며 “내가 없어도 돌아가는 회사,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김장선기자 kjs76@ /사진=김수연기자 foto.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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