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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책 읽어주는 아빠

 

대한민국이 ‘책 안 읽는’ 나라가 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하루 평균 책 읽는 시간은 고작 6분. “10분 이상 본다”는 전체의 10%였다. 이 조사가 처음 시작된 1994년의 성인 독서율은 86.8%였으나 20년이 흐른 2015년도에는 65%로 감소했으니 책을 읽는 성인이 이젠 10명 중 6~7명이란 얘기다.

또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인 청소년들은 2009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독해 부문 성적이 2위였으나 교과서와 참고서를 뺀 독서량 순위는 16위로, 학생 10명 중 4명이 학업 외에는 책을 단 한 권도 안 읽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독서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어른, 청소년 할 것 없이 모두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러한 독서의 퇴보와 부재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지식기반 경쟁사회에서 개인과 국가에 치명적인 손상을 준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독서의 경제적 영향보고서’는 국가별 연평균 독서율(연간 책 한 권 이상 읽은 비율)이 미래 성장률 및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독서율이 높은 나라일수록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경쟁력지수’, ‘경제적 혁신성 지수’, ‘글로벌 기업가 정신 지수’가 모두 높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개인 및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독서율 제고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어린 자녀의 책 읽는 습관 형성을 위해 부모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그 중에서도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매우 좋은데, 엄마보다는 훨씬 다양한 어휘와 경험을 활용해 책을 읽어주기 때문에 아이들의 사고력 발달, 상상력 확장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2004년 만 7세 아동 3천300여명을 추적 조사한 연구결과 아빠가 책을 읽어준 7세 아이들은 읽기성적이 높았고, 청소년기에 정서적인 문제를 겪을 확률도 낮았으며, 만 20세까지 학교를 잘 다닐 확률도 높았다.

그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 스웨덴에서는 ‘국가 독서진흥전략’ 차원에서 부모들에게 ▲자녀가 어릴 때부터 책을 읽도록 일찍 시작 ▲아빠가 큰 소리로 책 읽어주기 ▲다양한 읽을거리 제공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사회적 독서 권장 ▲책 읽고 싶게 만드는 롤 모델 활용 ▲큰 아이가 어린 아이에게 책 읽어주게 하기 ▲읽을거리 마음대로 선택 등을 권고한다.

재차 강조하지 않아도 독서의 힘은 매우 놀랍다. 특히 교양과 상식이라는 정신적 자산을 풍부하게 해주는 유용한 수단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교양과 상식의 심화와 확대는 개인의 내적 성찰을 깊게 만들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공감능력을 높여서 타인과의 대화 및 소통의 빈도와 질을 높여준다. 그러므로 독서는 인격적 단련과 함께 상생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힘을 갖고 있으며 현재의 우리 사회와 가정을 희망의 미래로 연결시켜주는 든든한 동아줄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 책을 읽어주는 아빠,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가정이야말로 내 자녀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일임을 인정해야 한다. 내 자녀를 위해 책 읽어주는 아빠가 되어주는 일, 그 까짓것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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