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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굴포천의 과거와 미래

 

지난해 말 부평구를 비롯한 인근 지방자치단체의 오랜 숙원이었던 굴포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됐다.

굴포천은 부평가족공원 칠성약수터에서 발원해 부평의 시가지를 지나 계양구와 경기도 부천·김포시를 거쳐 서울 강서구를 통과해 한강으로 빠져나가는 길이 15.1㎞의 인천에서 가장 긴 하천이다.

굴포천은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발생하는 각종 오·폐수와 생활하수 등이 정화되지 않은 채 방류돼 수질악화, 악취, 퇴적오니 등 문제가 심각했으나, 5개의 자치단체가 책임지다보니 정상적인 관리가 어려워 굴포천 유역의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에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국토교통부에 굴포천을 국가하천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앞으로는 중앙정부가 굴포천의 환경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오염하천에서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변모시킬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굴포천을 국가하천으로 관리한다 하더라고 바로 생태하천으로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 국가하천으로 지정된 구간은 부평구청부터 시작되는 본류이며, 굴포천 오염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인 부평공원부터 부평구청까지 약 3㎞의 상류복개 구간을 해결해야 건강한 상태의 생태하천으로 복원할 수 있다.

이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추진한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약 451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부평구청에서 부천시 경계까지 6.06㎞ 구간에 물고기 서식지와 생태습지 조성 등을 조성하고, 한강원수를 유지용수로 흘려보내고 있으나, 오염원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상류구간을 복원에 포함하지 않아, 하류는 생태하천으로 관리하는데 상류는 물이 썩고 우수와 하수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채 굴포천으로 흘러 하류에서는 자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악취가 난다.

다행히 부평구는 환경부에서 공모한 ‘통합·집중형 오염지류 개선사업’에 선정돼 굴포천 상류구간 중 부평1동 주민센터부터 부평구청까지 약 1.2㎞ 구간에 2022년 준공을 목표로 486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되는 ‘굴포천 옛 물길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150억 원을 들여 부평동 일원 하수도 재정비사업도 병행한다. 이 사업으로 굴포천 상·하류가 연속성을 갖는 건강한 하천이 될 것이다.

부평구의회에서도 국·내외 하천복원 우수사례 비교시찰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청취 과정 등을 거쳐 의회 차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지원해 나가고자 ‘굴포천복원 재생지원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 중이다.

굴포천의 생태하천 복원은 훼손된 하천생태계가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성하고, 하천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회복하고, 치수와 이수가 가능해야 한다. 수변공간을 중심으로 문화예술 활동을 장려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보행 길, 자전거 길도 만들고, 녹지공간도 조성하여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는 친수공간도 조성해야 한다.

굴포천 상류에는 한국대중음악의 발생지인 부평미군기지가 있다. 부평구는 이러한 문화적 자원을 토대로 2016년부터 5년간 뮤직시티(Mugic City)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부평은 더 이상 군사도시, 공업도시가 아닌 음악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로서 굴포천 물길따라 문화가 흐르게 될 것이다.

또한 복원하는 굴포천 주변에 청년창업센터와 문화공간을 조성하고 대중음악산업을 지원하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굴포천은 인위적으로 판 하천으로 복개와 복원의 역사를 갖는다. 굴포천은 부평역사의 한 부분이다. 굴포천이 지나 온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발굴하고 의미를 부여하여 보전하고, 특화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굴포천이 깨끗한 물과 역사를 간직한 하천으로 거듭나는 것을 기대해 본다.

굴포천의 물길따라 부평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는 문화예술, 경제, 생태가 함께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한 수도권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

굴포천은 과거 빨래도 하고 아이들은 수영도 하던 우리들의 생활 속 하천이었다. 미래의 우리 아이들이 발을 담그고 주변을 뛰어 놀며, 문화예술을 즐기는 주민들과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도심 속 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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