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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상]지방분권의 본질은 중앙 기능과 조직 개편

 

 

 

지방자치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분권이 필요하다. 지방자치가 말뿐이고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중앙이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으로 넘겨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이 골고루 잘살기 위해서는 지방자치가 활성화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갖고 있는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하는 지방분권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점을 잘 인식하고 있기에 현 정부는 지방분권의 강력한 추진을 천명하고 있다.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시기에 지방분권을 포함한 개헌을 언급하는 등 지방분권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을 만들겠다는 의지에 맞추어 지방분권 개헌에 앞서 분권에 필요한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제처는 금년 안에 자치행정권 및 자치입법권 강화를 위한 20개의 대통령령을 국무회의를 거쳐 일괄 개정하겠다고 한다. 더 나아가 내년에는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임을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과 정부가 강력하게 지방분권을 추진한다는 것을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중앙집권적 체제에서 지방자치를 제도화 하여 실시하는데 분권은 핵심적 사항이라 할 수 있다. 지방에 재원의 배분이나 정책결정의 권한을 넘겨주는 것은 국가 정책의 필요에 따라 지방의 인력이나 지역의 자원을 사회 발전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거나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니 분권은 국가 전체의 발전을 위하여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한 언급이나 주장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지방분권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은 중앙정부의 기능, 조직, 인력의 변화 없이 분권을 이루려고 하였기 때문이다.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정책결정, 인사, 재정에 관한 권한 중에서 지방정부가 지방자치를 수행하는데 적합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재 중앙정부 조직과 인력이 수행하는 업무와 권한을 포기하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기능과 조직, 인력에 대한 재조정 없이 진정한 지방분권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중앙정부에 분권의 대상인 기능과 그 조직이 남아있는 한 분권은 형식에 그치고 성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조직과 인력은 자기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권한을 유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조직과 인력이 중앙정부에 남아 있는 한 중앙은 여전히 그 권한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지방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권한은 중앙이 보유하고 중앙의 결정을 집행하는 사무만 지방으로 넘겨지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진정으로 분권을 하려면 보유하고 있는 기능을 지방으로 넘겨주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분권을 추진하기 위해 중앙정부의 기능을 지방으로 이양하면 그 기능을 담당하였던 조직은 폐쇄되어야 하고 인력은 감축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중앙정부의 조직축소와 인력감축은 여간한 용기가 있는 정부 아니고는 추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니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난 4반세기 동안 분권을 하여야 한다는 주장만 공허하게 반복되었던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분권은 실효성이 있어야 한다. 분권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중앙기능의 조정을 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조직과 인력도 중앙이 하여야 할 다른 기능의 조직과 통합하고 인력도 이동하여야 한다. 우선, 중앙정부가 반드시 담당하여야 할 기능과 업무 중에서 조직 및 인력을 보완하여야 하는 곳을 찾아서 분권이후의 남는 조직과 인력을 재조정 및 재배치하여야 한다. 다음으로 새로운 중앙기능과 업무를 발굴하여 정부기능의 혁신을 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변하는 국제정세, 환경문제, 글로벌 통상 이슈 등 국가전체에 관련된 기능이나 국가 간의 이슈 등은 새로운 중앙정부의 수요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는 것에 중앙의 기능과 역할을 확대하고 이에 필요한 조직과 인력을 확충하여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의 이러한 기능, 조직, 인력의 재배분이 선행되어야 갖고 있는 권한을 지방으로 넘겨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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